정몽준, 갑작스런 '우파론'…왜?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2.18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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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이번엔 우파론을 들고 나왔다. 최근 쟁점법안 처리에 미진한 당 지도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속도전'을 주문한 데 이어 평소 밝힌 적 없던 이념 성향까지 강하게 드러낸 것.

정 최고위원은 18일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정권교체의 주역 중 하나인 '아스팔트 우파'에 너무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당이 역사인식이나 정치적 균형감각을 현저하게 상실했다"고도 말했다.



"잃어버린 10년 동안 국가 정체성이 많이 훼손됐는데 정권교체를 못했다면 대한민국이 지금 어디서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라는 '보수' 의원에게서나 나옴직한 말도 주저하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당내 기반이 취약한 것을 보강하기 위해 우파 세력에 러브콜을 보낸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차기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지지 세력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이날 "겉멋 부리기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하는 우파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친이 진영과 부쩍 교감을 넓히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당내 주류인 친이계(친 이명박) 의원들이 주축인 '함께 내일로' 만찬 모임에 참석했다. 11일엔 만남을 자청해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2시간 이상 독대했다. 친이계 의원 사이에서도 "실질적으로 당내에서 정 최고위원만큼 표가 되는 사람도 없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해 전당대회 대표 경선에서 2위를 차지해 한나라당에 '연착륙'했지만 이후 세력 확장에서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적극적인 세력 확산에 나선 정 최고위원이 명실상부한 차기 대권주자로 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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