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채 가산금리 껑충, 삼성전자조차 "허걱"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09.02.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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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CDS 3.0%p 돌파, 정부 5년물도 4.0%p 진입

동유럽 국가의 연쇄 채무불이행위기와 원/달러환율상승 등으로 기업의 외화자금조달 여건도 꼬이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4억 달러의 후순위채권 조기상환(콜옵션)을 거부한 후 기업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상승세를 타는 등 '외우내환'을 겪고 있다. 당장 이달내 해외에서 발행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들은 '만기연장(롤오버)'마저 걱정해야 될 처지에 놓였다.

1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국내 기업의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고 있다. 삼성전자 5년물 CDS 프리미엄(17일 기준)은 314bp(1bp=0.01%포인트)로 전일 285bp에 비해 29bp나 올랐다.



CDS 프리미엄은 채권의 부도 위험에 대비해 지급해야 하는 가산금리로 이 수치가 오르면 부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기업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KT 5년물 CDS 프리미엄은 387bp로 전날보다 24bp 급등했고 포스코 5년물 CDS 프리미엄도 23bp 상승, 354bp로 올라섰다.
현대차 CDS 프리미엄은 최근 안정세를 찾았지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악화와 무디스의 신용등급 부정적 관찰대상 편입에 따라 연초 이후 82bp 상승한 777bp를 나타내고 있다.



해외채 가산금리 껑충, 삼성전자조차 "허걱"


우리은행의 경우 문제가 된 후순채 콜옵션 미행사와 관련, 후속 대책 마련에 나서면서 CDS 프리미엄 상승이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17일 전일에 비해 45bp 급등한 627로 치솟았다.

기업 뿐 아니라 국가 신용위험도 상승 추세다.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같은 날 419bp로 전일대비 45bp 올라 지난해 12월8일(401bp) 이후 처음으로 400bp대에 재진입했다

이처럼 CDS 프리미엄이 상승세를 타자 기업들은 그간 해외에서 발행한 회사채 만기가 돌아올 경우 차환발행이 녹록지 않게 됐다. 기업 입장에선 해외에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경우 그 만큼 얹어줘야 하는 금리가 올라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이 1460원마저 넘은데다 통화스와프(CRS) 1년 금리의 마이너스(-)진입 등으로 국내의 달러 유동성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며 "국·내외적 상황이 나빠 CDS 프리미엄 상승세가 가파를 것으로 보여 기업의 해외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다소 태연한 반응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기업들의 해외 회사채 만기금액이 크지 않은데다 세계적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추세에 영향을 받은 정도여서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인 씨티그룹이나 알코아(Alcoa)의 CDS 프리미엄도 지난달말에 연초 이후 143~169bp 급등해 국내 기업들 역시 이런 흐름에 영향을 받았다"며 "다만 신용위기가 재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은행의 건전성에 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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