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맥주는 판촉비 안 늘려도 된다?

더벨 현상경 기자 2009.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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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맥주 M&A]⑤-2 인베브 "비용감소 프로그램 저절로 줄 것"

이 기사는 02월18일(09:0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인수후보군들이나 주류업계가 OB맥주의 추정재무제표에 대한 인베브 및 매각주관사 주장을 가장 불신하는 부분은 비용감소 측면이다.



굳이 재무 전문가들이 아니더라도 영업이익이 한두해동안 수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고개를 갸웃거리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베브 등은 이 모든 것이 비용감소를 통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인베브는 당장 OB맥주의 판매관리비용은 2007년 이후 오히려 줄거나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2008년의 경우 전년보다 오히려 1.23%가량 감소하고, 이후 증가세도 3~7%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실질적으로는 판매관리비가 오히려 줄어드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인베브 등이 제시한 수치에 따르면 총매출액에서 자치하는 판매관리비용 비중은 2007년 32.5%였지만 2013년 28.0%로 감소하게 된다.


쉽게 말해 올해는 300원어치의 비용을 들여 1000원어치 물건을 만들어 팔았는데, 몇년만 지나면 250원의 비용으로 2000원어치 물건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인건비를 대대적으로 줄이지 않을 바에야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전망이다.



인베브는 판촉관련 비용은 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인베브는 제시했다.

빈 병 회수나 도매상관리 등에 필요한 비용이 포함된 '판매 관련비용'(Commercial Cost)는 2007년 1112억원에 달했던 것이 2008년 961억원으로 크게 줄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에도 이 비용은 크게 늘지 않는데다 전체 매출액에서 자치하는 비중 역시 16%에서 13%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런 비용감소이 가능한 이유로 인베브와 JP모건 등은 오로지 "도매상들과의 유대강화와 자체적인 비용절감 프로그램을 통해 가능하다"는 간략한 설명을 제시했을 뿐이다.



판촉비나 광고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마케팅 비용'(Marketing Cost)의 매출액 대비 비중 역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007년 315억원이었던 이 비용은 2009년에는 268억원으로 줄고 2013년까지 연 392억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됐다. 총매출액 대비 비중은 4.7%에서 3.6%로 줄었다.

이에 대한 이유 역시 "한국 맥주시장의 안정성을 반영하면 비용은 줄어든다"는 정도의 설명만 달려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추정 재무제표를 두고 크게 2가지 문제점을 지적한다.



첫째는 2007년에서 2008년, 1년새 일시적으로 비용이 급격히 줄어든 부분을 가정해 미래 재무제표를 추정했다는 점이다. 출발점을 낮게 잡은 터라 향후 5~6년간 증가율을 반영해도 기업이 실제 물게 되는 비용은 거의 변화가 없거나 되레 줄어드는 효과를 본다는 것.

둘째는 막대한 판촉경쟁이 불가피한 국내 맥주시장의 현실이 전혀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재무제표와 1:1 비교가 힘들다보니 세부적으로 어떤 비용이, 어떻게 줄어들 수 있는지에 대한 확인조차 불가능하다.

JP모건 등은 예비입찰을 앞두고 IM을 제외하고 별도의 데이타룸(Data Room) 조차 개방하지 않고 있다. 롯데측 관계자는 "믿지 못할 숫자만 잔뜩 나열한 영문책 한권만 던져주고 나머지 수치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논평하고 있다.



한마디로 매각자와 주관사 등이 입찰과정에서 극한경쟁을 부추겨 매각가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는 뜻이다.

인수 후보들은 "비현실적인 가격경쟁은 오히려 매각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며 "연내 매각을 성사시킬 생각이 있다면 좀 더 현실적인 시각을 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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