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코스닥 '기관 따라하기'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2.1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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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펀더멘탈 개선없인 힘든 고지.."종목 찾기에 집중"

16일 코스피지수는 1200선 문턱에서 좌절한 후 속절없이 미끄러졌다. 지난주말 1190선까지 올라오며 다시 1200선 도전에 대한 기대감이 없지 않았지만 '지수 1200'은 아직 가까이 하기엔 먼 당신임만 확인시켰다.

당분간 1200은 잊어야 할 것 같다. 최근 증시 움직임은 지수 1200이 펀더멘탈의 뒷받침 없이는 쉽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펀더멘탈의 부족함을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메워 왔지만 정책 모멘텀은 거의 소멸되고 있다.



지수 영향력이 큰 대형주들의 움직임도 좋지 않다. 2월초 지수가 1200을 넘었을 때 주도주는 IT, 철강금속 등 대형주들이었다. 하지만 대형주들은 최근 며칠간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오른 종목은 하나도 없었다.

펀더멘털도 아니고 정책모멘텀도 부족하다면 수급이 지수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지만 수급마저 여의치 않다. 1200선 돌파의 선봉장이었던 외국인은 5일째 순매도 행진을 벌이고 있고 기관도 최근 5일간 사는 날보다 파는 날이 많았다.



게다가 외국인들의 투자 패턴에 영향을 끼치는 원/달러 환율도 심상치 않다. 환율은 최근 5일간 상승했고 외국인들은 이 기간동안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장초반 1199까지 오르며 1200선 돌파를 시도하다 급락세로 돌아선 시각이 공교롭게도 환율이 1410원을 돌파한 11시30분이었다.

세계 경제의 개선 징후와 미국과 유럽 등 각국 증시의 회복 조짐이 나타나기 전에는 우리 증시의 움직임도 크게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국 증시의 선전에 따른 수혜 기대감이 있지만 이는 일부 종목에 국한해 봐야 할 문제이고 전저점 부근을 헤메고 있는 미국과 유럽 증시가 새로운 저점으로 내려간다면 우리 증시 상황도 좋지 않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이 때문에 당분간 '불타는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증시 주변의 변수들은 잘 관찰하되 개별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얘기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강세는 이같은 종목장세의 결과라는데 이견을 보이는 사람들은 없다. 코스피시장에서도 지수가 1.42%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상한가 종목은 28개에 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코스닥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기관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기용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고 있는 코스닥시장의 강세를 두고 색안경을 끼고 쳐다볼 필요는 없지만 단기간에 급등한 종목들이 늘어나고 있고, 급등패턴이 다른 테마나 별다른 이유를 찾기 힘든 개별종목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는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의 판단이 될 수 있는 것은 최근까지 코스닥시장의 랠리를 이끌어온 기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정책 기대감이 살아있는 테마주들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지만 기대 수익률을 낮추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며 "실제로 자금이 투입되거나 세부안이 발표되는 테마 위주로 슬림화하는 전략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증시는 16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날'로 휴장했다. 유럽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G7(선진 7개국) 재무장관 회담이 별 성과 없이 끝난데 따른 실망감과 금융기관의 부실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영국이 1.31%, 프랑스 1.19%, 독일 1.06% 등 대부분 나라의 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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