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20원대는 지난해 12월9일(1447원)이후 44거래일 만에 최고치다. 5일간 연속 상승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46.5원에 달했다.
↑ 최근 3달간의 원/달러 환율 그래프.
역외의 주식매도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불거지면서 역외 달러 매수세가 외환시장에 강하게 들어왔다. 환율 상승세를 예상한 은행권 롱플레이(달러 매수)가 겹쳐지면서 환율은 상한선을 모르고 치솟았다.
전 주말에 이어 1400원선과 1410원, 1420원 선이 차례로 뚫리면서 은행권이 각 단계별 롱포지션(달러 매수 입장) 구축에 나선 것도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세를 부추겼다. 지난주까지 꾸준히 나오던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이날 자취를 감추면서 1420원선에 대한 지지선이 사라진 것도 환율 급등세의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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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주말보다 4.3원 상승한 1408.5원에 개장했다. 전 주말 역외환율 상승세와 이날 국내 증시 약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장 초반 국내 증시 주가가 상승 반전하자 1406.5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은 1407원 수준에서 전단위로 거래되면서 오전 동안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오후 들어 주가가 하락반전하자 환율은 상승압력을 받으며 1427.9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현물환율 급등세에 따라 선물환율과 현물환율간 차이를 나타내는 스와프포인트는 전 주말(-0.40원)보다 0.1원 하락한 마이너스(-)0.50원을 기록했다.
한편 글로벌 달러와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시간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엔 하락한 91.745엔에, 달러/유로 환율은 1.13센트 급락한 1.275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1555.94원, 원/유로 환율은 1820.21원 수준을 보였다.
A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지난 주말부터 대내외 금융 불안이 가중돼 달러 매수세가 커지고 있다"며 "주중 달러 매수우위가 예상돼 이제 1400원선이 지지선의 역할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역내외를 막론하고 롱포지션 구축에 들어갔다, 달러 사재기 수준"이라며 "네고물량이 장 막판 줄어드는데 달러 매수세는 강해서 환율이 너무 쉽게 1420원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C 선물사 외환전문가는 "미국발 2차 금융 불안이 본격화 되고 있는 것"이라며 "3월로 넘어가기 전 이번 주가 환율 급등의 고비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