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쑥쑥 크는' 비메모리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2.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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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리사업 새 대형공급선 확보..지난해 비메모리 성장세 메모리 압도

세계 1위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메모리의 도움을 받아 성장한 시스템LSI(비메모리) 분야 중 위탁가공생산(파운드리) 사업이 신규고객을 확보하며 메모리의 빈공간을 채우고 있다.

지난해 시스템LSI가 메모리 부문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거뒀고, 지난 2004년부터 시작한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지난 2006년 퀄컴이라는 대형 공급선을 잡은데 이어 이번에 미국 자일링스를 새로운 메이저 공급선으로 확보하며 고속성장 기반을 다졌다.



삼성전자는 3일 세계 최대의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 업체인 미국 자일링스(Xilinx)사의 새로운 파운드리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는 칩 내에 자체적인 프로그램을 입력할 수 있는 반도체로 고가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자일링스의 FPGA 반도체를 45나노 공정으로 경기도 기흥 S라인에서 수탁 생산하게 된다.



이번 고객확보는 대만의 대형 파운드리 업체의 고객을 나눠가졌다는 데 의미가 크다. 자일스는 그동안 전세계 파운드리 2위인 대만 UMC와 거래해왔으나 이번에 거래처를 삼성전자로 확대했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약 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이 가운데 대만의 TSMC가 45%, UMC가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8위권으로 전체 시장의 2% 내외를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다.

하지만 매출 18억달러 규모로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세계 1위(51% 점유)인 자일링스를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파운드리 사업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상무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솔루션의 글로벌 리더인 자일링스와 함께 일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자일링스가 삼성전자를 파운드리 파트너로 선정한 것이 단순히 서비스 가격 때문이 아니라 삼성전자와 미국 IBM, 싱가포르 차터드 등 3사의 전략적 협력의 결과물이라는 데도 의미가 있다.



IBM을 비롯한 커먼 플랫폼 업체들과 32, 22nm 공정 개발 등에 지속 협력해 차세대 공정 기술을 주도함으로써 퀄컴과 자일링스에 이어 지속적인 대형 고객확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한편 삼성전자의 시스템 LSI 부문은 CMOS 이미지센서(CIS) 등 5대 핵심 아이템과 파운드리 사업으로 구성돼 있는데 최근 비모메리 부분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본사 기준으로 메모리 반도체 부문 매출이 전년에 비해 12% 줄어든 11조5800억원에 그친 데 반해 비모메리 부문인 시스템 LSI 부문은 3조4200억원의 매출로 전년대비 20%의 성장세를 보였다. 시스템LSI 매출에서 파운드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 안팎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주는 성과급인 PS(초과이익분배금)도 올해 시스템LSI가 메모리 부문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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