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강호순, 가면 벗기기까지

정현수 기자 2009.02.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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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5일 검거 당시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강호순(①:YTN 방송캡처). 이후 강호순은 모자만 착용한 채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②,③). 얼굴 공개에 대한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일부 언론은 강호순의 검거 이전 사진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④:중앙일보 홈페이지) ↑ 지난달 25일 검거 당시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강호순(①:YTN 방송캡처). 이후 강호순은 모자만 착용한 채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②,③). 얼굴 공개에 대한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일부 언론은 강호순의 검거 이전 사진을 공개하기에 이르렀다(④:중앙일보 홈페이지)


경기 서남부 일대에서 연쇄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강호순의 얼굴 공개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과 피의자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얼굴 공개는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러나 일부 언론이 강호순의 얼굴을 전격 공개하면서 상황은 공개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

강호순이 언론에 처음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달 25일 검거 당시다. 당시 강호순은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카메라 앞에 섰다. 주위에 있던 경찰이 강호순의 얼굴이 공개되지 않도록 옷 매무새까지 다시 만져줄 정도였다.



얼굴 공개에 대한 여론이 일기 시작한 것은 강호순이 현장검증에 나서면서다. 지난달 27일 열린 군포 여대생 A씨 살해 현장검증에서 유가족들은 "얼굴을 공개하라"며 울부짖었다. 주위에서 지켜보던 시민들도 동참했다.

이 때부터 여론도 움직였다. 피의자의 인권 못지 않게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얼굴을 공개하라는 논리였다. 또한 얼굴이 공개돼야 재발의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여론의 움직임에 따라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지난달 31일 강호순의 얼굴을 전격 공개했다. 강호순이 검거되기 이전에 찍었던 사진들이었다. 사진을 지켜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지만, 대체적으로 사진 공개에 찬성하는 의견이 많았다.

여론에 부담을 느낀 경찰도 지난 1일 열린 현장검증때부터 강호순에게 마스크를 씌우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지난 2004년부터 내규를 통해 흉악범에게 모자와 마스크를 씌우고 있다. 2일 열린 현장검증에도 강호순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별도의 상부 지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빗발치면서 마스크를 씌우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흉악범의 얼굴 공개와 관련해 머니투데이 홈페이지에 실시하고 있는 설문조사에서는 참가 인원 5348명(2일 오후 1시 현재) 중 91%가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공개하면 안 된다'는 의견은 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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