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활발 '소요처 없지만 일단 확보"

더벨 김은정 기자 2009.02.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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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신용등급 리뷰]회사채 신용등급 신규 평가↑…CP상환 집중

이 기사는 02월02일(08: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연초 회사채 신용등급 신규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회사채를 발행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평가 의뢰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신용경색 악화에 대비에 발 빠르게 장기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당장 자금 소요처는 없지만 자금 조달이 가능할 때 최대한 확보해 놓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조달한 장기 자금은 대부분 기업어음(CP) 등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되고 있다. 최근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속속 이어지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 상황이 언제 돌변할지 모른다고 기업들은 입을 모은다.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한 주 동안에만 총 2조550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기업들이 밝힌 자금용도는 80% 이상(1조6947억원)이 운영자금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일 1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CP상환을 위해서다. 롯데쇼핑도 오는 5일 CP 상환과 상품대금 결제 자금을 위해 2000억원을 발행한다. 뒤이어 3000억원을 발행하는 현대제철의 조달 목적도 유산스 상환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단기 자금 같은 경우 연장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회사채 시장이 풀렸을 때 장기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대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 기업들이 고금리 CP를 ‘울며 겨자 먹기’로 발행했다”며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시장 상황이 되자 기업들이 ‘기회다’싶어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채권영업 관계자는 “지난해 말 재무비율을 맞추기 위해 보유 채권을 팔았던 기관과 공제회들이 연초에 급하게 회사채를 매입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발행사 위주의회사채 시장을 틈타 자금 확보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채 시장이 언제 경색될지 모르는 데다 향후 금융 위기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며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기업들이 장기물 발행을 결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크레디트 애널리스트는 “건설사와 조선사 중심의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지만 잠재 리스크(위험)가 여전하다”며 “건설사들의 미분양 매물이 부도 위기에 몰리면 금융시장에 또 다른 쇼크로 작용해 조달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악화된 영업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도 회사채 쏠림의 원인이 되고 있다. 영업실적 악화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신용등급 하락은 향후 조달 비용 상승과 직결된다.



대기업 자금팀 관계자는 “실적 발표를 의식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활발 '소요처 없지만 일단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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