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회장 "대우조선 인수무산, 아쉽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1.2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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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한화, 23일 이사회 열고 이행보증금 환수 방안 논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2일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과 관련, "범 그룹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결과적으로 무산된 데 대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고 한화그룹 측은 전했다.

해외사업장을 방문 중인 김 회장은 금춘수 한화그룹 경영기획실장을 통해 이 같이 전하고, "앞으로 각 계열사는 현재의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대우조선해양을 대체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도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금 실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그룹 사장단 회의를 주재하고 "조선경기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부실 규모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밀실사없이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무리였다”고 말했다.

금 사장은 "그동안 그룹의 전 임직원이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무산에 이르게 됐다”며 “전대미문의 금융위기 아래 계약 성사를 위해 상호 윈윈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으나 수용되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금 사장은 한화그룹 임직원들에게 "동요하지 말고 각자 맡은 업무 수행에 만전을 기하면서 비상경영(Great Challenge 2011)계획을 적극 추진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대우조선 인수가 무산된 만큼 계열사별 사업계획을 재조정하고 신사업 진출도 적극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화그룹에서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한화, 한화석유화학, 한화건설은 오는 23일 이사회를 열고 대우조선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에 지급했던 이행보증금 3150억원에 대한 환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대우조선 인수 계약 무산의 책임이 우리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행보증금 가운데 최소한 일부라도 돌려받는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이날 한화컨소시엄과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고 공식선언했다. 산은은 또 한화가 냈던 약 3000억원의 이행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기로 했다.

한화는 지난해 11월14일 대우조선을 6조원 이상에 인수키로 하고 산은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인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화 측은 인수대금의 일부를 우선 납부한 뒤 나머지는 분할 납부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산은은 형평성을 이유로 거부 의사를 밝혀왔다.

한편 주식시장은 대우조선 인수 협상이 중단된 한화그룹에 대해 재무적 위험이 줄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한화의 주가는 전날보다 2800원(10.87%) 뛰어오른 2만8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석화도 330원(4.44%) 오른 7770원을 기록했다.

황규석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 한화석화, 한화건설 등은 대우조선 인수 무산으로 당장 2조원 정도의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며 "지난해 상반기 이후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악재로 지목돼 왔다는 점에서 대우조선 인수 무산은 기업가치 회복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사 투자은행(IB) 본부장은 "한화그룹의 재무상태로 볼 때 만약 대우조선 인수를 강행했다면 그룹 전체가 위험에 빠질 수 있었다"며 "대우조선 인수 무산은 한화그룹 측에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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