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KT 사장은 20일 KTF와의 합병을 공식선언하는 기자회견을 마친뒤, 정만원 사장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만났다"면서 "정사장은 대단한 사람이며, SK텔레콤도 대단한 회사"라고 추켜세웠다.
이 사장은 정 사장을 만난 시기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KT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1월초 사장 내정자 자격으로 경영디자인팀을 구성하고 서울 양재동 연구개발센터에 둥지를 틀었던 때로 파악된다. 두 회사 관계자들은 "두 분 모두 새로 사장직을 맡을 시점이어서 인사차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사장의 바람과 달리, SK텔레콤은 KT-KTF 합병선언에 20일 "결사 반대"라는 공식 입장을 밝혀, 향후 두 회사는 이 문제를 놓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 계열은 "KT-KTF 합병은 후발 유선통신업체들의 고사(枯死)를 초래, 지난 97년 유선시장의 경쟁체제 도입 이후 불과 10년만에 또다시 'KT 독점시대'를 여는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는 행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석채 사장과 정만원 사장의 만남은 앞으로 어색하게 흐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송통신위원회의 합병인가 심사과정에서 양측은 더욱 칼날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여, 두 수장의 양보없는 '수싸움'은 이제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