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올해 최대 3조원 자금부족

더벨 김민열 기자 2009.01.1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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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상황 최악…외부 조달 필요할 듯

이 기사는 01월16일(08:10)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DSME)이 올 연말까지 최대 3조원의 자금이 부족해 대규모 외부 차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8월 이후 신규수주가 전무한데다 이미 받아놓은 수주물량에 대한 취소 문의가 잇따를 정도로 조선업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대우조선해양 (32,750원 ▲1,150 +3.64%)이 지난해 12월초 내부적으로 작성한 '2009년 월별 자금수지 전망'에 따르면 올해 신규수주 등 영업이 부진할 경우 연간 2조3000억원에서 3조원 가량의 자금이 부족(shortage)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6년 3400억원, 2007년 1조6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현금잉여가 발생했으나 지난해 대규모 신규투자와 업황 악화로 운전자본 부담이 크게 늘고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9월말 기준)로 돌아섰다. 9월말 2조원이던 대우조선의 보유현금 잔고는 연말 1조원으로 급격히 소진됐다.



대우조선 올해 최대 3조원 자금부족


첫번째 시나리오는 올해 수주 목표치인114억달러를 모두 달성할 경우로 연말에 1000억원의 자금여유가 생긴다.

다만 첫째 안이 달성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회사측과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물동량이 급감한데다 금융경색에 따른 선박금융의 위축으로 세계 조선업이 사실상 공황상태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동안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대비 60%가량 감소했으며, 대우조선 역시 지난해 8월 이후 수주실적이 한 건도 없다.

지난해 12월초 남상태 DSME 사장을 비롯한 내부 임원들은 이 같은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올해 수주 목표치의 50%만 달성해도 최선의 결과”라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목표치의 50%를 달성할 경우 1조3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신규 수주가 안 될 경우를 전제(Case Ⅱ)할 때 연말 부족자금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상반기에 이미 1600억원이 부족한 상태에 진입하고 하반기에 자금수지 악화가 급속도로 진행된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수주 전망도 매우 불투명해 수주 취소 방어에 급급한 상황”이라며 “대우조선은 물론 다른 업체들도 잇따른 신규 수주 실패와 계약취소, 대금지급 연기 등이 복합적으로 발생하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규 수주도 없고 기존 계약의 일부 취소(Case Ⅲ)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최대 3조원의 자금이 모자라게 된다.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수주취소 건수는 382척. DSME도 지난 하반기 8척의 수주가 취소된 데 이어 12월말 선주 요청에 따라 2척의 선종이 변경됐다.

최근에는 90여건에 달하는 계약조건 변경에 대한 문의가 쇄도해 이미 따놓은 3년치 수주 물량(2009년 매출목표 13조원을 기준으로 추산)이 위협 받고 있다. 회사측은 내부적으로 올해 총 6억달러 가량의 선박수주 취소와 대금지불유예가 생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자회사 경영부실과 파생상품 관련 부실(키코 등 파생상품 부실 5000억원) 등 잠재부실 요인을 감안하면 최소 1조원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2000억원을 투입한 망갈리아 조선소에 5000억원 이상의 추가 투자 필요성이 대두되는 등 자회사의 경영악화로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규수주 물량 및 계약취소 여부에 따라 자금부족 규모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어 예단하기 힘들다"며 "대우조선의 경우 차입규모가 양호해 신규 대출로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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