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어닝시즌' 개막, 예고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3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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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 1.46%↓, 알코아·씨티 하락주도… 유가 급락도 부담

뉴욕증시가 지난주 급락세를 이어갔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아 실적 우려가 투자자들의 심리를 억누른 가운데, 유가 급락으로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점도 지수를 억눌렀다.
증권부문을 매각하기로 한 씨티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급락하는 등 금융주도 시장분위기를 더욱 어둡게 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25.21포인트(1.46%)떨어진 8473.97을 기록했다. 올들어 가장 낮은 마감지수이다.
S&P500지수는 20.09포인트(2.26%) 내린 870.26으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 역시 32.80포인트(2.09%) 하락한 1538.79로 장을 마쳤다.



이날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예정된 알코아가 실적 악화 우려로 블루칩 하락세를 이끌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경기침체로 생명보험 업계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 보험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 약세를 촉발했다.

개장초부터 하락세를 보인 뉴욕증시는 반등다운 반등없이 하락세를 지속한 끝에 3대 지수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 알코아-씨티, 하락 주도

수요 급감 우려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37달러 선으로 떨어지면서 엑슨 모빌이 1.3% 떨어지는 등 에너지 관련주들이 일제 약세를 보였다.

알코아와 씨티가 각각 제조업 실적악화와 금융주 추가손실 우려를 상징하며 이날 증시 하락분위기를 주도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는 장마감 직후 4분기중 총 12억달러, 주당 1.49달러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에는 6억3200만달러 주당 75센트 흑자를 낸 바 있다. 매출액은 70억달러에서 57억달러로 줄었다.

구조조정 등 1회성 비용을 제외한 순손실을 주당 28센트로 전문가 예상치(11센트)에 못미쳤다.



알코아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부담으로 6.94% 하락한 10.06달러로 마감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는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도이치뱅크는 이날 알코아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15일 실적발표를 앞둔 인텔도 2.5% 하락, 실적 악화를 '선반영'했다.

씨티그룹 주가는 17% 급락, 15년만의 최저치로 추락했다.
씨티그룹은 증권 중개 부문인 스미스바니 매각을 통해 최대 100억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매각 관련자의 말을 인용, 이같이 전하고 "세후 50∼60억달러가 씨티그룹의 대손금을 충당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씨티그룹이 4분기에도 100억달러의 추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금융애널리스트 메리디스 휘트니는 "(증권부문 매각이)단기적으로 자본안정성에 기여하겠지만 여전히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스탠리는 씨티그룹의 스미스바니를 인수키로 했다는 소식에 한때 10% 가까이 급등했지만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1.4% 약세로 마감했다.

이밖에 하트포드 파이낸셜 서비스 그룹이 18.6%, 프루덴셜이 12.9% 급락하는 등 생명보험주도 맥을 못췄다.



◇ 유가 배럴당 37달러..달러는 유로에 강세

수요감소 우려가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또다시 8% 급락하며 배럴당 37달러선까지
후퇴했다.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3.24달러(7.9%) 급락한 37.59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저점은 37.48달러였다. 마감가격 기준 지난달 24일 이후 최저치이다.



지난주 금요일 비농업부문 고용이 지난 한해 동안 260만개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심화와 이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이 이날도 이어졌다.
WTI는 지난 한주 12% 급락한 바 있다.

골드만삭는 이날 1분기 안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전망을 발표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 가능성과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으로 유로화가 달러대비 1개월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99센트(0.73%)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374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2.1% 급락했다.

푸트남 자산운용은 ECB가 경기침체에 대응 미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금리를 떨어드릴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평가회사 S&P는 이날 스페인의 장기신용등급을 기존의 최고등급 AAA에서 하향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1.41엔(1.56%)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88.98엔을 기록중이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 엔 캐리 트레이딩 청산이 확산돼 엔화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엔화 강세를 지속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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