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으로 되살아난 걸작의 숨결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2.3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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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서울인형전, 코엑스에서 1월1일 마지막 전시

▲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인형으로 재현한 작품이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됐다.ⓒ사진=김성휘 기자▲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를 인형으로 재현한 작품이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됐다.ⓒ사진=김성휘 기자


하나의 예술작품은 다른 예술가의 감성을 자극해 새로운 예술로 태어나기도 한다. 판타지 소설의 고전 '반지의제왕'이 영화로 제작된 것도 이런 경우다. 소설만큼이나 많은 얘깃거리를 담고 있는 그림이 인형으로 재현되면 어떤 모습일까.

새해 1월1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2008서울인형전시회가 세계의 걸작 미술품을 재현한 '세계명화인형'을 선보여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선 인형으로 표현된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진주귀고리를 한 소녀'(작가 구연경), 알퐁스 뮈샤의 '황도12궁'(구기윤)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주은정), 프리다칼로의 '다친 사슴'(신정미) 등 20여 작품이 선보이고 있다.

점토나 비스크(도자기의 일종)로 만든 인형들은 각자 원작 그림을 배경으로 삼아 자태를 뽐낸다. 평면에 머물렀던 그림이 입체적으로 표현된 게 매력이다. 그림 속 모습을 간직한 인형도 있지만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모습이 되기도 한다.



반고흐 자화상(윤리나)은 울긋불긋 화폭 밖으로 터져 나올 것 같은 반고흐의 열정을 원작에 충실하게 재현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불타는 기린'을 표현한 작품(정용일)은 양초를 녹여 만들었다.
▲알퐁스 뮈샤의 '황도12궁'을 인형으로 재현한 작품이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됐다.ⓒ사진=김성휘 기자▲알퐁스 뮈샤의 '황도12궁'을 인형으로 재현한 작품이 2008서울인형전에 전시됐다.ⓒ사진=김성휘 기자
이번 특별전은 인형작가인 구기윤씨(30)가 주도했다. 그는 지난해 세계의 명작 그림 속 주인공을 인형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주변의 작가들에게 이를 제안했다. 25명의 작가들이 여기에 동참해 지난해 전시회를 열었다. 이번 특별전엔 이 가운데 14명의 작품이 등장했다.

관람객의 호응은 뜨거웠다. 인형전 초기부터 이번 행사의 대표적 부스로 알려지며 이목을 끌었다. 31일 현장에서 만난 구씨는 "구입 문의가 많았다"며 "인형전이 끝난 뒤 또 어디에서 전시하느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도 인형전을 하면 다시 참여하고 싶다"며 "이번에 광범위한 미술작품을 대상으로 했다면 다음엔 특정 시대나 화풍으로 범위를 좁히는 것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한 '무비스토리' 부스도 인기다. 이곳엔 '맘마미아' '사운드오브뮤직' '왕과 나' 등 명작 반열에 오른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인형으로 태어났다.

정준호, 김혜수, 손예진 등 2008 청룡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유명 배우들의 모습을 딴 인형도 있다. 헝겊인형(코튼돌) 전문가인 박선우 '내가만든나라' 원장과 그의 제자들이 만든 작품이다.



머니투데이와 MTN이 주최한 이번 인형전은 새해 1월1일 막을 내린다. 마지막날인 1월1일 오후5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은 4시까지다. 인형극은 오전11시와 오후2시, 코스프레쇼는 오후1시와 3시에 각각 열린다.

입장권은 티켓링크(http://life.ticketlink.co.kr)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어른 1만원 △청소년 7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코엑스 멤버스카드가 있으면 할인되며 만4세 미만(2005년 이후 출생) 어린이는 무료다. (문의: 서울인형전시회 시행위원회 ☎ 02-724-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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