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환율 변곡점..나라가 울고 웃었다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12.3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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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출렁이는 환율에 온 나라가 울고 웃었다. 연초에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환율의 하향 안정세를 점쳤지만 상황은 이와 정반대로 진행됐다.

예기치 못한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터지면서 글로벌 금융 '한파'가 몰아친 것이다. 신용 경색이 지속되면서 은행권은 달러 차입이 꽉 막혔고, 외화대출을 받은 기업도 대규모 평가손으로 휘청거렸다.



올 한해 원/달러 환율은 4차례에 걸쳐 '널뛰기'를 했다. 우선 고유가로 경상수지 적자 폭이 확대됐던 3월이 첫번째 고비였다.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추세로 자리잡는 양상이었다. 이런 비관론은 고스란히 환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3월초 원/달러 환율은 947.2원을 기록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 정부가 고환율 정책을 발표하면서 같은 달 17일 1000원선을 돌파했다. 1000원선을 넘은 것은 2년 2개월만으로 이때부터 키코 거래 기업들의 피해가 수면위로 떠올랐다.

두번째 '고비'는 9월에 찾아왔다. 리먼 브러더스 파산이 계기였다. 리먼 사태 직후 영업일인 9월 16일 환율이 1160원으로 치솟았다. 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신용경색이 심화되자 은행권의 달러 차입이 사실상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같은 날 키코 손실을 견디지 못한 태산LCD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때부터 금융권 일각에선 '제2의 외환위기'가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키코 거래 중소기업의 부도설도 끊이지 않았다.


다급해진 정부는 은행권의 대외채무에 대한 보증과 함께 금융시장 안정 대책들을 쏟아냈다. 한미통화스와프도 전격 체결됐다. 이때가 세번째 변곡점이다. 이날 환율은 1250.0원을 기록, 직전 거래일에 비해 낙폭이 무려 177.0에 달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금융 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옮겨 붙으면서 네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산업생산이 위축되고 수출 물량도 크게 줄었다. 전세계적으로는 마이너스 성장률이 점쳐지면서 11월 20일엔 장중 1525원까지 치솟으면서 연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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