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은행에서 소위 가장 잘 나가는 PB 중 한명 입니다. 직접 자산을 관리하는 고객수는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며, 은행 경영진의 자산관리도 그가 맡을 정도로 신임을 받고 있는 뱅커입니다. 그러나 요새 자꾸 일에 회의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지난해 수십억 원을 해외 역외펀드에 넣은 고객이 이후 은행과 선물환계약을 했다가 원금의 90% 이상을 날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환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만든 선물환계약이 오히려 위험을 가중시킨 셈이 됐다며 그는 허탈해 합니다.
거액을 잃은 고객들은 PB들에게 '당신은 도대체 무엇을 했냐'고 항의를 합니다. 최고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아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찾으려 했는데, 오히려 원금의 상당부분을 까먹어 버린 셈이 됐으니 화가 안 날수 없을 겁니다.
문제는 항의하는 방법입니다. 심지어 일부 고객들은 PB들에게 개인적으로 변상을 요구하고 있고, 여의치 않으면 법적으로 고소하겠다고 연락을 해 온다고 합니다. K씨는 "고객에게 죄송한 마음이지만 실제로 그만한 금액을 변상할 돈도 없다"며 고개를 떨굽니다. PB가 손해를 변상할 이유는 실제로 없지만, 인격적 모욕까지 당하고 나면 차라리 '돈'으로 해결해 버리고 싶기까지 한다고 하네요.
이 시각 인기 뉴스
"고객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직원들도 제도를 통해 좀 보호해 줬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