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투자證, 결국 밑지고 팔릴 듯

더벨 민경문 기자 2008.12.24 14:07
글자크기

매각가 1300억원 미만 예상...KB지주 최고가 제시

이 기사는 12월23일(13:1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 (4,820원 ▲35 +0.73%)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각 인수후보들의 응찰가격이 윤곽을 드러냈다.



가격만 놓고 보면 KB금융지주가 가장 유력한 상황이지만 변수는 여전하다. 시너지 효과 부문에서 앞서는 이트레이드증권도 만만찮은 경쟁자. 입찰 결과는 26일쯤 나올 것으로 업계선 파악하고 있다.

이번 딜과 관련된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된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가 1200억~1300억원대, 르네상스PEF가 1100억원대, 이트레이드증권이 그 이하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진그룹이 지난해 3월 유진투자증권 지분(24.09%)을 사들이며 지불한 1800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가격이다. 연내 증권매각을 마무리 짓겠다는 유진그룹 입장으로선 밑지고 팔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매각이 공식화된 9월 초만 하더라도 유진투자증권의 매각가격은 2000억원 이상을 호가했다. 하지만 11월부터 진행된 예비실사 이후 유진투자증권의 매물가치는 급격히 떨어졌다.

유진투자증권의 순자산가치만 놓고보면 1000억원 아래로 평가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유진투자증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실(PF)대출 규모가 크다는 것이 문제였다.


9월말 현재 유진투자증권의 매입대출채권 규모는 2240억원. 삼성증권이나 대우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800억~1000억원 수준의 매입대출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이 65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PF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37%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모회사가 건설자재 기업인만큼 대부분이 부동산PF 대출일 가능성이 높다"며 “요즘 같은 건설경기에 전량 회수하기는 쉽지 않은 규모”라고 말했다.



실제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2007년 3월 1억원에 불과했던 매입대출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은 9월 현재 19억4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그만큼 대출채권이 연체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대출채권의 경우 유동화해서 매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오히려 그 규모가 전혀 줄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부실이 크다는 방증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상반기(4월~9월) 기록한 영업적자(151억원)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또한 저평가의 원인이 됐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 및 유진투자증권이 보유한 자회사(자산운용사 및 선물회사)의 가치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낮은 인수가에도 불구하고 유진기업은 올해 안에 증권 매각을 매듭짓겠다는 각오다. 하이마트 차입인수에 따른 이자비용이 연 300억~400억원 수준으로 부담스러운 만큼 현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유진기업 관계자 역시 “최초 인수가인 1800억원 이상을 받기는 힘들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유찰보다는 매각완료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