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잔금 만기 연장"..산은 "안돼요"

강기택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2.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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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자 산업은행에 분할 납부 등의 방식으로 잔금 납부 시한을 연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협상의 여지가 없다”며 거부의사를 피력했다.

한화 관계자는 22일 “3월말에 모든 잔금을 다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며 “분납을 통해 시간적 여유를 갖자고 산은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잔금납부 시한 연장이나 분할 납부 등을 산은에 공문을 보내 요청한 것은 아니며 실무선에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한화측은 글로벌 금융경색으로 인해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때와 상황이 급격하게 달라진 만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화는 최근의 급격한 금융상황 변화를 반영해 가격 조정 뿐만 아니라 기존에 체결했던 MOU를 대폭 수정할 수 밖에 없다는 의사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서울 장교동 본사 빌딩과 소공동 사옥, 대한생명 지분 등을 포함해 그룹의 주요 자산 매각 등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데다 높은 금융비용을 물어가며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한화쪽의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한대우 실장은 “잔금 납부 시한 연장 등은 한화쪽 바람일 뿐”이라며 “협상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부의사를 밝혔다.


산업은행은 MOU에 따라 29일 본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3월 말 잔금납부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한화가 납부한 보증금을 챙기고 우선협상대상은 무효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측은 매각 조건을 포함한 기존 계약 내용이 달라질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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