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중공업, 워크아웃 지연 후유증 우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2008.12.2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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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코사 경영진 방한해 올해 말까지 중도금 납입 최후통첩

채권은행에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한 C&중공업 (0원 %)이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지연됨에 따라 내년 6월 인도를 목표로 진행돼온 첫 선박 건조가 무산될 위기에 몰렸다.

선박 건조를 위해 필요한 플로팅 도크를 중국에 발주해놓았는데 중도금 연체로 이를 받지 못할 위험에 처했다. 플로팅 도크는 건조한 선박을 물 위에 띄우기 위한 장치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중국 다롄 코스코조선소의 최고위층 경영진이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임갑표 C&중공업 수석부회장과 만나 플로팅 도크 제작을 위한 중도금 납입을 독촉했다.

코스코 경영진은 이날 3,4차 중도급 1000만달러를 이달 말까지 입금할 것을 요구했다. 납득할만한 수준의 결제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제3의 업체에 플로팅도크를 매각하겠다는 입장도 전했다. 코스코측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며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우리를 원망 하지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C&중공업은 코스코에 3650만달러에 플로팅도크를 발주했다. 지금까지 1,2차 중도금으로 1000만달러를 납입했지만 자금줄이 말라 3,4차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C&중공업은 지난 2006년말 목포조선소 투자에 들어간 지 1년만인 지난해 11월 8만2000톤급 벌크선 건조에 들어갔다. 내년 6월 인도 예정인 이 선박은 플로팅 도크가 없으면 인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코스코가 플로팅도크를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1,2차 중도금으로 지급했던 1000만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C&중공업측은 이 여파로 이미 수주해놓은 60척의 선박 인도 시기마저 미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C&중공업 관계자는 "채권단이 워크아웃 개시 신청을 받아들였으면서도 자금 배분문제로 시간이 지체돼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채권단은 C&중공업이 요청한 긴급운영자금 150억원을 놓고 줄다리기를 계속하며 워크아웃 개시를 위한 실사 등 전반적인 시기가 지연되고 있다. C&중공업은 워크아웃 개시를 요청하는 경영계획서에 긴급운영자금 150억원, 시설자금 1450억원과 8억7500만달러의 선수금 환급보증서(RG)발급 등을 요청했다.

채권단은 자금 배분문제를 놓고 9일과 19일, 두 차례 회의를 가졌으나 이견만 확인한 채 29일로 회의를 갖기로 했다.

대출채권이 있는 우리은행 등 은행권과 환급보증에 대한 보증채권이 있는 메리츠화재, 수출보험공사 간 자금지원 분담에 이견을 보이기 때문이다. 150억원의 부담비율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워크아웃 최종 결정시 나머지 비용의 부담 비율이 결정될 수 있어 극심한 눈치 보기가 진행 중이다.



C&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수주한 30억달러 규모의 벌크선 60여척을 예정된 기일에 선주들에게 인도하는 것만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채권단 상황으론 워크아웃 기회마저 사라질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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