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에 웃던 해외펀드, 환에 울다

임상연 박성희 기자 2008.12.23 17:31
글자크기

원화 강세에 환노출형 펀드 수익률 악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웃던 해외펀드(환노출형) 투자자들이 최근에는 환율 하락에 울상이다. 환율이 한달만에 15% 가까이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면서 펀드 수익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

펀드전문가들은 요즘처럼 환율 변동폭이 심한 경우 환차익을 고려한 투자보다는 환헤지형 펀드에 투자해 리스크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23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종류형자 1_A'의 1개월 수익률은 18.71%로, 환헤지를 하지 않은 '삼성라틴아메리카주식종류형자 2_A'(5.16%)보다 13.55%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헤지형 펀드인 '푸르덴셜차이나스마트웨이브주식혼합자H-A'(24.13%)와 '삼성GREAT CHINA주식종류형자 1_A'(20.35%)도 환에 노출된 클래스펀드보다 각각 12.81%포인트, 11.71%포인트 웃도는 성과를 기록했다.



환에 웃던 해외펀드, 환에 울다


최근 환헤지형 펀드의 수익률이 우위를 보이는 건 고공 행진을 이어가던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24일 1515원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19일 1290원까지 내려앉았다.

지난 10월 환율이 1300원대 중반에서 1400원일 때 환노출형 해외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라면 이미 환율 하락으로 수익률을 깎아먹고 있는 셈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환노출형 펀드가 환율 덕에 고수익을 올렸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펀드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외환전문가들조차 환율 변동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해외펀드 투자시에는 어느 정도 환헤지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와 금융기관, 재계가 내놓은 내년 환율전망을 보면 무려 40%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등 경제연구소들은 내년 연평균 환율을 1040원-1100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지만 삼성증권, 골드만삭스 등 금융기관들은 1450원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 또 항공사 등 재계에서는 1200원대를 예측하고 있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주식형펀드에 투자한다면 예측하기 힘든 환율 리스크를 떠안기보다는 해당 국가 증시 전망을 감안해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이익을 누리고 싶다면 환율 관련 상품에 따로 분산투자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