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하던 경제운용방향 발표와 연초로 예정된 부처 업무보고도 앞당겼다. 물량 공세에 '속도전'까지 더해 따라가는 것만도 숨이 벅차다.
하지만 곳곳에서 억지로 꿰맞춘 흔적이 역력하다. 국가의 1년 살림을 설계하는 경제운용방향을 보자. 발표 전날까지 경제지표 전망 수치를 확정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경제운용방향 발표 이틀 후에 이뤄진 부처 업무보고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것을 찾으라"는 윗선의 성화에 정책 효과를 찬찬히 따져볼 새 없이 급조하는데 바빴다. 각 실국마다 밤새 '따근한' 정책을 찾느라 진땀을 흘려야 했다는 후문이다. 사전 여론 수렴이나 시장조사는 물론 없었다.
이를 두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살아남는 자가 강자가 된다"고 말했다. 생존을 위한 고육책으로 이해해달라는 뜻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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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생존만큼 절박한 것이 없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뒷맛은 개운치 않다. '안되면 말고' 식의 경제 전망이나 '보여주기'에 급급한 정책은 정부나 국민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하는 법이다. 국가가 체하면 큰 일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