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펀드, 만기 연장 '버티기'

임상연 박성희 기자 2008.12.1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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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 델타 시리즈 등 만기 연장..수익률 회복은 장담못해

증시 급락으로 손실 난 펀드들이 잇따라 만기를 연장하고 있다. 증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손실을 확정하고 상환을 하느니 시간을 벌어 원금을 되찾겠다는 의도다.

동부자산운용은 16일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증권 5- 8'의 신탁계약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주식, 채권과 함께 파생상품에 투자하는 금융공학펀드로, 지난 2007년 12월 31일 설정돼 이달 말 만기 상환될 예정이었다.



동부델타 시리즈는 코스피200지수가 4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은 지킬 수 있는 구조로 설계돼 안정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올 하반기 코스피가 900선까지 내려앉으면서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증권 5- 8'은 15일 현재 연초 이후 25% 손실을 본 상태다.

동부운용 관계자는 "당장 손실을 결정하기 보다는 만기 연장을 통해 수익률 회복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데 투자자들이 동의했다"며 "만기를 연장해도 언제든 투자자들이 원할 때는 환매수수료 없이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동부운용은 지난 달 '동부델타-프라임 1단위주식혼합 5'와 '동부델타-ACE1단위주식혼합제5-5'의 만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동부델타-ACE 1단위주식혼합증권투자신탁5-6'에 대해선 만기일을 아예 없애고 기존 가입자에 한해 추가 가입을 허용하기도 했다. 현재 동부델타 시리즈 가운데 만기 연장된 상품은 공·사모펀드 합쳐 모두 18개다.

손실 펀드, 만기 연장  '버티기'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환매 연기됐던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2Star 파생상품 KH-3'도 지난 11일 수익자 총회를 열고 만기를 연장키로 결정했다. 이 펀드는 지난 2006년 9월 20일 설정돼 6개월마다 조기상환이 이뤄지는 주가연계펀드(ELF)다. 조기상환되지 않을 경우 만기는 3년이지만 편입한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사인 리먼이 파산하면서 현재 환매가 불가능한 상태다.

우리CS자산운용은 "리먼 파산으로 사태 해결이 장기화될 전망이어서 만기를 없앴다"며 "리먼으로부터 투자금이 회수되면 2개월 내 투자자들에게 분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기치 않은 증시 급락으로 운용사들이 펀드 만기를 연장하고 있지만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적어도 올해 하반기보다는 증시가 덜 빠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운용사들이 만기를 연장하고 있지만 단기간 증시가 과거 고점 수준으로 회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만기 연장으로 되레 손실폭이 커질수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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