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효과'에 건설株 급등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12.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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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SOC확대 등 유동성 호재....추세적 상승여부 견해 갈려

건설주가 비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일부 대형 건설사의 대주단 가입 가세, 4대강 정비사업 등 내년 SOC 예산안 확대와 재정지출 조기 집행 가능성 등 유동성 리스크를 완화하는 호재가 겹겹이 포개진 덕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건설주의 바닥이 확인됐다"는 낙관론이 솔솔 새어나오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선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비관론도 존재한다.



15일 오전 10시 30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건설 업종은 9.70%의 상승률로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GS건설 (19,160원 ▲80 +0.42%)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 대림산업 (41,450원 ▼1,450 -3.38%) 현대산업 (11,370원 ▲550 +5.08%) 등 대형사가 10%를 넘나드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코오롱건설 (10,200원 ▲50 +0.49%) 삼호개발 (3,280원 ▼10 -0.30%) 한라건설 (2,615원 ▲35 +1.36%) 등도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건설업은 전체 업종 중 1위인 10.44%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건설주가 거침없는 상승 기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최근 쏟아진 여러 정책적 호재로 투자심리가 급속히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 주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로 시중에 풀리는 돈이 건설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건설주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대형 건설사의 대주단 가입으로 건설업 전반의 리스크가 완화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주말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내년 예산안 효과도 한 몫하고 있다. 모두 24조7000억여원에 달하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투입 건설 투자를 중심으로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건설주의 상승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분석이다.


내년 SOC 투자 규모는 예년보다 26%나 늘어난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4일 "12월에 착수할 수 있는 사업은 당장 시행하라"며 정부 재정의 조기 지출을 지시하기도 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건설 경기침체의 근본 원인은 미분양 문제인데 금리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불확실성이 상당 부문 완화되는 상황"이라며 "건설사들의 실제 부실이 주가가 빠진 것에 비하면 크지 않다는 건설주들의 비상에 일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윤호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분양 문제, 건설사 신용등급 하락 등 기본적으로 건설업과 관련한 여러 리스크 요인이 모두 드러난 데다 대형사 대주단 가입, 금리인하, 예산안 효과 등이 중첩돼 건설주가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러나 건설주의 향후 전망에 대해선 '바닥론'과 '신중론'으로 의견이 갈렸다.

조 연구원은 "실물 측면에서 볼 때 미분양 주택 문제와 주택 가격 하락은 넘어야할 산이지만 깊은 골로 보면 바닥은 확인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송 선임연구원도 "현재 부동산 규제완화가 상당 부분 돼 있고, 금리가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 시중에 풀린 돈이 부동산으로 갈 것이란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 있다"며 "(건설주의 추세적 상승) 여건이 점차 형성돼 가고 있다"고 했다.

한강수 한화증권 연구원은 그러나 "미분양 문제가 여전하고 장기적으로 보면 실물 리스크가 가시지 않았다"며 "대세적 상승으로 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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