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내년 투자 대폭감소 전망"

오동희 김병근 기자 2008.12.09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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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올해 투자도 목표 대비 2조원 가량 줄어

삼성전자 (63,000원 ▼100 -0.16%)가 8일(미국 현지시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세계 경제를 반영, 매출, 투자, 이익 목표를 줄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주우식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테크포럼에서 "투자 규모는 올해 10조원에서 내년에 7조~8조원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올해 10조원 투자규모도 당초 올해 투자목표인 12조 5000억원에서 대폭 줄어든 것이다.



주 부사장은 다만 "여전히 투자 규모를 심의하는 중이어서 변할 수는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주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2009년에는 수요 기반이 약화될 것이고 현재 여러 주요 부문에서 수익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는 영역인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의 입지를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D램 반도체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며 "삼성전자는 4분기 성장률 목표치가 100%에서 90%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약한 수요 기반으로 대형TV 시장에서 가격 출혈 경쟁이 심해져 수익이 거의 '증발'할 지경에 이르렀다"면서도 "그러나 전체 TV 가운데 15~20%만이 디지털TV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주 부사장이 밝힌 삼성전자의 입장에 애널리스트들은 '이미 예견한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클레이 캐피털의 C.L. 뮤즈는 "이미 익히 예상했던 일로 새로울 게 없다"며 "삼성전자가 직면한 문제점을 인정하고 향후 사업 영역,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 발생할 상황에 선택과 집중하겠다는 점을 밝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삼성은 현 상황의 수혜를 입을 만큼 좋은 입지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거시적인 수요 둔화와 현금을 비축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한 점에 고무됐다"면서도 "숫자가 전혀 없는데 좀 더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주 부사장은 "경쟁업체들은 삼성보다 훨씬 더 큰 고통에 직면해 있다"며 "삼성의 시장점유율은 휴대폰 부문의 경우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올 능력이 충분하다"고 확신했다.

그는 또 사견임을 전제로 "다른 나라들이 자국 내 어려움에 처한 전자업체들을 지원해서는 안 된다"면서 "삼성전자는 정부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내년 투자 축소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직 투자계획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에 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주 부사장의 말은 사견일 것"이라며 "정확한 발언 취지를 확인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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