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감원에 이천 부동산 시장 '후폭풍'

머니투데이 장시복 기자 2008.12.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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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경기 침체로 대기업에 대규모 감원 바람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업장 인근 부동산 시장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경기 이천시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역 내 하이닉스 본사가 인원 감축을 단행키로 하면서 인근 부동산 시장도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8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이천의 아파트 매매가과 전세가는 전주 대비 각각 0.32%, 1.04% 떨어져 경기도 시·군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이는 이천 지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하이닉스의 인원 감축 바람과 무관치 않다. 특히 하이닉스 공장이 가장 근접한 부발읍과 대월면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부발읍 신한공인의 대표는 "하반기 들어 하이닉스의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1차 영향을 받는 하청 업체나 일용직을 중심으로 인력이 빠져나갔다"며 "매도 물량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수요는 좀체 드물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장 인근 뿐 아니라 이천 지역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침체가 확산되고 있다. 갈산동 H공인 대표는 "아무래도 하이닉스가 이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이천 곳곳에 파장이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말 1억3500만원에 거래됐던 부발읍 현대3차 69.3㎡의 경우 현재 1억1500만원으로 두 달여 만에 2000만원 내렸으며, 청구 72.6㎡도 지난 9월 말 1억4500만원이었지만 최근 2500만원 떨어진 1억2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7일 하이닉스가 임원의 30%를 감원하고 근속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하자 인근 부동산 업계는 근심어린 표정이 역력하다. 인근 공인중개 대표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이천의 부동산 시장 위축이) 시작될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이천의 입주 물량 증가도 가격 하락에 한 몫을 하고 있다. 2006년 이후 분양했던 아파트의 입주가 잇따르면서 이천 부동산 시장은 더욱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다.

이천에선 지난달 현진에버빌 단지가 입주를 시작했으며 이달 말 대우 푸르지오, 내년 2월 동양파라곤 단지가 각각 입주할 예정이다. 아울러 2010년에는 부발읍에 대규모 단지인 현대 성우 메이저시티 1449가구가 들어선다.



인근 한 공인중개 대표는 "원래 이천은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지역이었는데 최근 경기 침체에다 갑작스럽게 입주물량이 늘어나면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분양 받은 사람 중에는 계약금을 포기하고도 해약을 하려는 사람들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해지면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분양권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업계의 전언이다.

부동산114 김규정 팀장은 "대규모 사업장 등에 감원 바람이 불 경우 사업장 인근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상황이 더 악화돼 울산이나 경기 수원·화성 등 대규모 사업장이 있는 다른 지역 사업장에 구조조정 등이 이뤄지면 인근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수 밖 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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