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상승에도 코스피 역주행 이유는?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2.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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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추가 조정 두려움 선반영...건설 은행 악재 재부각 등

코스피지수가 4일 미국증시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장중 1000선이 무너지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2거래일간 다우존스지수가 연속 오르면서 5.4% 반등했지만, 코스피지수는 2일간 연속 약세를 나타내면서 1.9% 하락세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미국 다우지수와 '탈동조화'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미국증시의 향후 급락 가능성 선반영 △건설과 은행 등의 부실화 재부각 등 국내외 문제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들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팔자'에 나서면서 수급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다우지수를 비롯한 미국증시는 최근 장막판에 저가매수세가 몰려들면서 반등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시장의 기초여건(펀더멘탈) 개선이 아니라 심리측면(센티멘탈)로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미국증시에 악재가 부각되면 급락할 가능성이 언제나 남아있기 때문에 이를 선반영해 움직인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기관들의 매도세 강화도 미국증시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가 '거꾸로' 청개구리식의 움직임을 보인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류 팀장은 "전날 1854억 순매도에 이어 이날에도 기관이 27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기관의 매도세 강화로 수급이 불안해지면서 코스피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14,200원 ▲120 +0.85%) 투자전략팀도 금융주와 건설주를 중심으로 기관매도세가 강화되면서 미국에서 불어오는 훈풍을 코스피가 즐기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강팀장은 "건설과 은행에 관련된 정부 정책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기관들이 비중을 축소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이나 중국은 화끈하게 돈을 퍼붓는 등 대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정부는 뜨뜻미지근한 대책만 내놓고 있어 시장에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문제가 코스피지수의 하락세에 더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은 시장이 다르니까 하루 이틀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며 "추세적으로는 동조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우존스지수와 코스피지수를 종가기준으로 저점 대비해서 보면, 다우지수는 저점인 지난 11월20일 7552.29에서 전날 8591.69까지 13.8% 올랐다. 코스피지수도 같은 기간 5.7% 상승하고 있다. 추세적으로는 함께 움직이는 것으로 김연구원은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증시에 비해 코스피지수가 덜 오르는 이유는 정부의 각종 대책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에 믿음을 주지 못하는 현재 상황이 이어지면 증시의 약세는 불가피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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