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시장은 분명 변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2.0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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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공포심' 마무리 국면…환율 불안 진정 등 긍정작용

코스피지수가 2일 전날에 비해 35.42포인트(3.35%) 내린 1023.20으로 마쳤다. 2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전날 1.62% 하락까지 감안하면 2거래일 사이 4.97% 내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를 결과적으로만 놓고 보면 좋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경기침체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최근 호전되던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것으로도 평가가 가능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다지 실망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사상 4번째 낙폭인 679.95포인트(7.7%) 급락하며 8100선도 위태롭게 됐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6.4% 급락하며 7거래일만에 또다시 8000선을 내줬다. 홍콩항셍지수와 H지수도 장중 5.4%와 6.0% 하락한 점 등 아시아주요증시가 급락세로 마무리한 점과 비교하면 그나마 선전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날 코스피지수는 종가가 시초가보다 높은 양봉을 기록한 점도 특징적인 대목이다. 미국증시의 급락과 경기침체 공포에도 불구하고 초반 1007.26에서 낙폭을 줄이면서 1020선을 웃돌며 장을 마무리했다는 대목은 긍정적인 모습으로 평가받고 있다.

류용석 현대증권 (7,370원 ▲10 +0.1%) 시황분석팀장은 이날 장의 흐름에 대해 시장을 떠돌던 공포심이 상당 부분 걷힌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외국인이 5거래일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서면서 104억원의 순매도로 장을 끝내기는 했지만, 다우지수를 비롯한 미국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동요하지 않으며 관망적인 자세를 취해 외국인들의 공포심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했다.


류 팀장은 "외국인이 폭락장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0월과 달리 차근한 모습을 보이며 매도 공세로 일관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미국증시가 '공포의 10월'처럼 폭락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외국인 매매에 묻어나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최근 미국 다우지수의 흐름을 읽고 선제 대응했다는 전망도 내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다우지수가 7.0% 이상 급락한 9월29일(7.0%)과 10월15일(7.9%) 다음날에는 공교롭게도 4.7%씩 오르며 전일 하락률의 절반 이상을 회복했다"며 "다우지수의 폭락 뒤 상승에 대한 기대도 코스피지수의 급락을 제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 강도의 약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미 외국인들이 '팔만큼 팔고 매력적인 가격대 진입을 노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민상일 한화증권 (3,505원 ▲80 +2.34%)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의 악화가 외국인의 심리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헤지펀드 자금 결산이 마무리되는 단계에 있다는 것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이미 주식을 처분할 외국인은 팔만큼 팔고 코스피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대규모 매도우위보다는 당분간 관망세를 취하면서 기회가 생길때마다 저가매수를 노릴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의 불안감이 빠르게 걷히는 것도 외국인들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24.5원 오른 1464.5원으로 마쳤다. 그러나 시초가가 전날 종가 대비 43원 급등한 1483원이었던 점에 비하면 장중 18.5원이나 내렸다. 지난 10월 폭락장처럼 줄기차게 치솟지는 않았다.



전지원 키움증권 (132,000원 ▲400 +0.30%)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1500원의 저항을 확인하고 하락전환 추세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높은 수준의 변동성을 유지하겠지만 달러화 가치의 하락전환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내림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미 재무부가 본원통화와 재정적자 편성을 통해 최대 7조달러 규모의 달러가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마당에 달러강세가 지속되기는 어렵다는 주장이다.

또 CRS 금리가 마이너스권에 머무르고 있지만 한중일 통화스왑이 가시화될 경우 진정될 것으로도 전 연구원은 기대했다.



외환시장이 안정될 기미가 보이면서 외국인들도 '셀코리아'만을 외칠수만은 없게됐다는 관측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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