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세계 경제를 부탁해"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08.12.0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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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만이 성장세 이어갈 것"…경제의 권력 大이동 시작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경제 3대 축이 동반 경기 침체에 빠지면서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선진시장이 망가진 지금 사실상 브릭스가 세계 경제의 마지막 희망이다.

◇ 브릭스 투자가 반전 계기



유로존과 일본에 이어 미국이 2일 침체 진입을 공식 인정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와 이어진 신용경색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들 선진시장에겐 현 글로벌 경기 침체 기조를 되돌릴 여력이 없다. 지금이 바로 브릭스가 발 벗고 나설 때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짐 오닐은 오직 브릭스만이 현 경제위기 속에서도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며 브릭스 소비자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이 최근 발표한 경기부양책이 세계 경제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좋은 시험대다.

중국은 내수 경기부양을 위해 사회간접자본 확충 등에 4조위안(5860억달러)을 투입할 계획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16%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비하면 미국의 부양 규모는 초라하기까지 하다. 미국은 GDP의 1%선인 1680억달러를 경기 부양에 투입할 예정이다.


◇ 경제도 파워시프트

전체 소비 규모에선 여전히 미국이 중국을 앞서고 있지만 최근 양국의 소비 분위기는 정반대다. 10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22% 급증했다. 반면 미국의 3분기 소매 판매는 7년래 첫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오닐은 지난해 10월 중국 소비자들의 세계 GDP 영향력이 미국 소비자들을 앞서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그간 중국을 위시한 브릭스국가들이 이어온 급성장세의 결과다. 오닐은 2010년 브릭스가 전세계의 산업 생산의 10%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브릭스는 전세계 생산의 15%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의 지난달 15일 워싱턴 정상회담 발언에도 중국이 이미 세계 경제의 한 축으로 발돋움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후 주석은 당시 중국이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성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달러 '빵빵', "뒷일은 걱정마"

브릭스가 현재 걱정하고 있는 것은 선진시장 붕괴가 심화되는 경우다. 선진시장이 더 이상 망가질 경우, 중국의 공산품, 인도의 서비스, 러시아와 브라질의 에너지 및 광물 자원 수요가 덩달아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브릭스에겐 풍부한 외환보유액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현재 브릭스 4개국은 전세계 외환의 41%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1조9000억달러로 세계 최고 달러 보유국이다. 러시아는 8~11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의 20%를 소진하고도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중국의 4조위안 경기부양책 뒤에는 1조9000억달러가 버티고 서 있다. 러시아가 제2의 루블화 위기 우려를 일순간에 잠재운 것도 빵빵한 달러 지갑이 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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