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는 돈도 절약하게 만든다

[2030 성공습관]쉽고 재미있게 말하라

재미있는 이야기 꺼리를 재미있게 말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얘기할 이야기 꺼리라는 것이 늘 재미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비즈니스에서는 어렵고 복잡한 얘기들을 꺼낼 기회가 많다. 그럴 때 이야기를 좀더 재미있고 부드럽게 할 줄 안다면 이는 큰 경쟁력이 된다. 웃겨서 포복절도 시키라는 것이 아니다. 재미있으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쉽게 전염될 수 있다.

요즘 시대의 명강사는 재미있게 말하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말해도 재미가 없으면 몰입되기 어렵다. 대중들도 쉽고 재미있는 강연을 원한다. 한 두시간 강연을 들어봐도 정작 건질 메시지는 몇 개 없어도 그 과정이 재미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강연 시간 내내 중요한 메시지를 쏟아내더라도 재미가 없다면 대중은 반기질 않는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의 편집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을 보았다. 흑백 사진과 딱딱한 글로만 이뤄졌던 과거 교과서와 달리, 이제는 잡지와 같은 화려한 편집 스타일에 다양한 컬러 사진, 쉽고 재미있는 표현 등으로 구성된다. 교과서로만 보자면 과거보다 훨씬 공부가 재미있을 것이다. 아마 사람들이 요즘 교과서를 본다면, 십중팔구는 '옛날에 저런 교과서가 있었다면 공부를 더 잘할 수 있었을 거야'라고 말할 것이다. 재미있으면 좀더 쉽게 몰입되고 집중할 수 있기에 이해에 이르는 것도 좀더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읽은 마케팅 서적 중 가장 흥미로운 것 한권을 꼽으라면, 제프콕스와 하워드 스티븐슨이 공저한 '마케팅 천재가 된 맥스(원제 : Selling the Wheel)'를 들고 싶다. 코끼리가 주요 운송수단이었던 고대 이집트 시대에 최초로 돌바퀴를 발명한 맥스가 마케팅에 눈을 떠가는 과정을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마케팅에 관한 대단한 이론이나 전략이 담긴 책은 아니지만, 마케팅을 소설로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는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지금 시대에 좋은 책은 쓰는 이가 쓰고 싶은 얘기를 써놓는 책이 아니라 보는 이가 원하는 얘기를 써놓는 책이다. 독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독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표현방식으로 써놓은 책만큼 좋은 책이 또 있으랴.

나이든 어른들이 요즘 젊은이들은 갈비를 뜯을 줄 모른다는 얘기를 하는걸 들은 적 있다. 어릴 때부터 부드러운 음식만 먹다보니 딱딱한 것을 씹지 못한다고 한다. 이는 글과 말에서도 마찬가지다. 어렵고 딱딱하고 진지한 얘기도 계속 들어봐야 그것을 듣고 이해도 되고 몰입도 된다. 그런데 텔레비전과 인터넷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는 글자를 읽기보다 영상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다.

심지어 글자를 통해 머릿속에 이미지를 상상케하는 소설마저도 사진과 그림이 속속 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렇다보니 경영이나 자기계발 서적도 동화나 우화를 빗대어 재미있게 쓰여지는 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분야를 막론하고 쉽고 재미있지 않으면 많이 팔리기 어려울 정도다. 대중성은 결국 재미와 불가분의 관계인 셈이다. 소비자가 쉽고 재밌는 걸 원하기에, 어렵고 재미없는 것도 잘 풀어내서 전달해야만 소비가 된다.

'콘텐츠(메시지)의 유포효과 = 재미 × 비용' 이라는 공식이 유효하다. 재미가 크면 돈이 적어도 유포효과는 발생하고, 재미가 별로 없어도 돈을 많이 들이면 유포효과는 발생한다. 재미도 있으면서 돈도 적당히 들인다면 유포 효과는 극대화되는 셈이다. 결국 재미가 돈을 절약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지식정보 비즈니스에서 인포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이 각광받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같은 정보라도 재미있게 포장된 정보는 '펌질'에 애용된다.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펌질'되는 수많은 정보는 대개 가볍고 재미있거나 실용적이다. 광고도 점점 재미를 추구한다. 진지한 광고의 대명사인 공익광고 마저도 재미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고, 기업의 상업광고는 재미가 목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선 비용을 최소화하려면 재미를 높이는 것이 경쟁력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