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우 경제조사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의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생산지수는 1929년 119에서 1932년 63으로 47% 하락했고 국민총생산은 같은 기간에 30% 감소했으며 실업률은 1929년 말 2%에서 1932년말 25%로 악화되었습니다. 미국의 생산·소득 및 고용수준은 루스벨트 대통령이 취임한 1933년 이후 회복세를 보이지만 1940년대 초에 이르러서야 겨우 1929년 수준을 회복합니다.
대공황 시기 미국 주식시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일부 가치주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점입니다. 미국 다트머스대의 프렌치 교수가 제공하는 주가수익률 자료(http://mba.tuck.dartmouth.edu/pages/faculty/ken.french/data_library.html)를 이용해 계산한 결과 시가 대비 장부가 비율이 높아 가치주로 분류되는 상위 30% 주식에 대해 주식별로 균등액을 투자하는 전략을 취한 경우 이 주식들은 1934년에 이미 이전 최고 수준을 회복했으며 1937년 초에는 동 수준의 2배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치투자의 아버지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저서 '증권분석' 초판이 1934년에 발간되었다는 것은 시사적입니다.
미국 대공황 시기의 예에서 보듯이 앞으로 주식시장의 추가 하락 여부 및 회복시기는 경제 전반의 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당분간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이 회복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30년대와 같은 극심한 정체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전망됩니다. 왜냐하면 통화량 감소 및 은행 위기로 인한 유동성 위기 등으로 대공황시 경제위기가 심화된 점이 충분히 인식되고 있어 이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음으로써 대공황 같은 최악의 경우는 회피할 수 있고 경제회복도 당시보다 빠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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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앞으로 주식시장의 회복 과정에서 일부 가치주의 회복이 빠르게 이루어질 것인가 여부는 또다른 관심의 대상입니다. 이와 관련해 그레이엄의 다른 저서인 '현명한 투자자'가 미국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의 주식투자 관련 서적 판매량에서 2위를 차지하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가 서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