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살해 30대女의 '악플러' 행적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8.11.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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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모씨가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전모씨가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사진


지체장애인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해 충격을 준 전모씨(31)는 이미 네티즌 사이에서는 유명한 인물이다.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올린 글과 포털사이트에 남긴 댓글을 통해 '악플러'(악성댓글을 남기는 사람)로 악명을 떨쳤다. 2007년 3월에는 그의 이름이 유명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때문에 전씨를 아는 네티즌들과 관련자들은 모친살해사건에 더욱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전씨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그와 관련된 수많은 글이 쏟아진다. 대부분 전씨의 악성댓글과 허위사실을 비판하는 글이다. 그의 '어록'을 모아놓은 웹페이지까지 있을 정도다.



전씨의 발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G고릴라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는 주장이다. 전씨는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G고릴라가 만든 곡 대부분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든 노래이며, G고릴라와 자신이 오랫동안 사귀어 왔다고 주장했다.

10년간 스토킹을 당해왔다는 뮤지션 G고릴라의 소속사 관계자는 전씨 발언에 대해 "혼자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사람"이라며 "정신이 조금 이상한 사람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 안재환 사망 이후 한 포털사이트에 "돈으로 사는 부부는 돈이 끝나면 다 끝이고 자살이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안재환 빈소를 찾은 취재진을 위해 정선희 측에서 식사를 제공했다는 기사에는 "밥 한끼 줬다고 대단한 사람이라니...거지도 아니고"라는 댓글을 남겨 빈축을 사기도 했다. 유명 아이돌그룹 멤버가 수백명의 여성과 관계 맺었다는 댓글도 네티즌들의 원성을 샀다.

전씨의 악성댓글은 연예인들이 아닌 네티즌에게도 향했다. 네티즌들은 전씨가 '검사아내'를 비롯한 여러 아이디로 여러 게시판에 악성댓글을 남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티즌이 모은 그의 '어록'에 따르면 자신은 검사와 결혼할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일부 대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하는 등 다양한 악성댓글을 썼다. "가난한 서민 남자는 싫다", "판사와 검사, 의사는 멋지다. 회사원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전씨는 지난 23일 밤 "놀지 말고 취직을 해보라"고 훈계하는 어머니 최모씨(56)를 구타해 숨지게 한 혐의로 26일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계속되는 구타로 어머니가 실신하자 어머니를 그대로 둔 채 방에서 나왔고, 하루 동안 어머니의 인기척이 없자 전씨는 다시 방으로 들어가 어머니가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전씨는 24일 밤 119구급대에 사망사건으로 신고했지만, 최씨의 얼굴과 가슴 등에 피멍 자국을 발견한 경찰이 전씨를 추궁해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악플러'로 네티즌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전씨는 결국 모친살해 사건으로 네티즌들에게 다시 한 번 충격을 줬다. 전씨의 미니홈피에는 그를 비난하는 댓글과 함께 "어떻게 보면 도움이 필요했던 불쌍한 인생이다", "악성댓글을 남길 때 미리 어떤 식의 조치를 취했다면 이 같은 비극은 안 일어났을 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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