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화가 체결한 양해각서(MOU)상 본계약 체결일은 다음달 29일로 한달 쯤 남았다. 하지만 산업은행과 한화, 대우조선노조 3자간 이견이 좁혀질 기미가 없는 데다 한 달 넘게 소요되는 실사와 가격협상 일정을 소화하기에 물리적 시간도 부족하다.
가장 표면적인 이유는 대우조선노조의 반발이다. 노조는 MOU가 체결된 직후 △고용보장 △매각에 따른 보상 △우리사주조합 지원 △5년간 회사주요자산 처분 및 자본구조조정 금지 등을 요구하며 실사를 저지하기로 했다.
한화의 자금조달 능력도 의심을 낳는 대목이다. 총 인수대금의 절반 이상을 재무적투자자나 은행대출로 조달한다는 게 한화의 계획이지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
시장 관계자는 "한화가 주가 차익을 남기기 위해선 인수 가격보다 주가가 높아야 하는데 지금 상태로는 풋백옵션 이자율을 넘는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여기에 연말이 다가오면서 시중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대출을 늦추는 분위기도 이런 의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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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이른바 '선(先)계약 후(後)실사' 얘기도 나온다. 실제 MOU에도 본계약이 체결되더라도 이후에 정밀실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하지만 매매가격이 포함되지 않은 계약서가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의 여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