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10배 성장한 기업의 비결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08.11.27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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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금융·사업화로 기업-투자자 '윈윈'

#1.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의 재료로 쓰이는 유기금속화합물을 생산하는 디엔에프 (11,160원 ▼210 -1.85%)는 대기업 연구실 출신들이 모여 2001년 설립했다. 막상 회사는 설립했지만 담보 여력이 없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번번이 실패했다. 2004년까지만 해도 연간 14억원 매출에 1억원의 순손실을 볼 정도로 회사 성적은 초라했다. 그러던 회사가 불과 3년만인 지난해 매출 158억원에 순이익 49억원의 올릴 정도로 초고속으로 성장했다.

#2. 휴대폰과 MP3, 디지털 카메라 등에 사용되는 핵심 반도체부품을 제조하는 알에프세미 (2,965원 ▼135 -4.35%)도 1999년 설립된 역사가 짧은 회사다. 이 회사 역시 2003년까지만 해도 매출 17억원에 순이익 1억원을 올리던 보잘것 없는 회사였다. 그러나 작년 코스닥 상장과 함께 매출 138억원, 순이익 35억원 올리는 건실한 회사가 됐다.



이같은 기업 성공 신화 뒤에는 기술개발과 사업화에 이르는 일련의 단계에서 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기술금융'이 자리잡고 있다.

앞서 소개된 디엔에프는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술 평가를 거쳐 벤처 캐피탈에서 8억원을 투자받았다. 또 제품 양산 단계에서 추가로 3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가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할 때도 기술금융이 큰 역할을 했다.



알에프세미도 사업 초기 단계에서 기술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융자와 벤처캐피탈 투자 등으로 20억원을 지원받고 제품 양산 단계에서 추가로 벤처캐피탈에서 30억원을 투자 받은 것이 회사의 성장에 결정적이었다.

이들 두 회사에 대한 기술금융 지원에 큰 역할을 한 이강수 일신창업투자 수석심사역이 27일 열리는 기술금융·사업화 유공자 포상식에서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을 받는다. 이 수석은 디엔에프 등 사업 초기단계 회사 5 곳을 발굴해 267억원을 투자했다. 이들 기업의 코스닥 상장 등으로 회수가 확정된 금액만 397억원에 이를 정도로 기업과 투자자에게 모두 이로운 '윈윈 게임'이 되고 있다.

이 수석을 포함해 쌀가루 가공 기술을 사업화해 농가소득을 늘리고 쌀소비 확대에 기여한 조성용 대두식품 대표와 담보가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사업자금을 지원해 온 유영철 한국산업은행 차장 등 10명이 기술거래, 평가, 금융, 사업화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지경부 장관상을 받는다.


또 25개 기업에 305억원을 투자하고 그중 12개사를 상장시킨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이사 등 2명이 머니투데이 사장상을, 지역 중소기업을 상대로 95 건의 기술 중개 활동을 벌인 박용선 테크노파크 실장 등 2명이 한국기술거래소 사장상을 각각 받는다.

임채민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기업과 국가 성장에서 차지하는 기술 사업화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며 기술금융 및 사업화의 중요성을 높이 샀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말 확정되는 '신성장동력' 사업군의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도 민관 공동의 '신성장동력 펀드' 등을 통해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해 500억원을 내년도 예산으로 책정했다.

한편 이날 함께 열리는 기술금융·사업화 우수논문 시상식에서는 기업의 연구개발(R&D)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 삼성전기 직원팀이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받고 6개 팀이 한국기술재단이사장상과 머니투데이 사장상 등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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