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새롭게 겁먹을 필요없다"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08.11.2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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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문제 해결에 유동성 투입은 호재,금융주 반등 주목

미국 다우지수가 3거래일 연속 올랐다. 0.4% 상승하면서 앞선 2거래일의 11.5% 급등에는 미치지 못하고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3거래일 연속 다우지수가 오름세를 나타낸 점은 분명 국내증시에는 자극제로 활용될 수 있다.

일단 코스피지수는 26일 초반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최근 다우지수의 급등에도 불구하고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오르면 '팔자우위'가 형성되면서 상승세가 제한될 공산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일단 이날 코스피에서 주목할 대목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성명이다.

FRB는 성명을 통해 "주택 보유자들에 대한 대출 지원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정부 보증 모기지 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으로부터 6000억 달러의 채권과 모기지증권(MBS)을 매입할 것"이라며 "중소기업과 소비자 대출을 지원하기 위해 2000억 달러의 프로그램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택문제가 발단이 돼 신용경색과 글로벌 경기침체가 발생한 만큼 미국정부가 주택문제 해결과 기업 자금 지원으로 최대 8000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점은 국내증시에도 훈풍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금융주들이 미 정부의 이같은 경기회생 의지에 힘입어 반등한 대목도 코스피시장에 활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전날 60% 가까이 급등했던 씨티는 이날도 2.2% 올랐다.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가 각각 7.9%와 1.4% 상승했다.


국제유가의 하락세 지속도 국내증시에는 호재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73달러(6.8%) 급락한 50.77달러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50.52달러까지 내려가면서 50달러 붕괴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코스피가 자체적으로 호재는 외면하고 악재는 받아들이는 심리의 왜곡을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글로벌증시와 비교할 때 국내증시의 최근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모습"이라면서 "불안감에 따른 변동성이 일상화됐다지만 최근 코스피는 올라야 할 자리에서 부진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호재보다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시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돼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전날 현대차그룹주위 급락처럼 특정 종목이나 업종에 대한 악재가 불거지면,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들이 등장해 취약한 심리와 수급여건을 파고들고 있다"며 "악재의 크기보다 주가 하락이 더 큰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증권 (46,650원 ▼850 -1.79%)은 물가를 반영한 실질주가 수준으로 코스피시장을 바라보면 현재의 시장심리가 과도한 흔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현석 투자정보파트장은 "1989년 4월 고점 (1015p)이 지난해 11월 고점(2085p)보다 물가를 감안하면 실질기준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지금의 1000p는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명목기준 940p)가 터지기 직전 수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1980년 이후 실질기준 코스피 평균 주가는 1051p 수준이며 2000년 이후에는 1154p라는 것이다.

이를 기술적 분석에 기초해 분석하면 지난 10월 저점(892p)이 비교적 의미 있는 지지선으로 다가오고, 지수는 바닥 수준에 근접했다는 주장이다.

오파트장은 "실질기준으로 코스피시장을 보면 현재 주가는 빠질 만큼 빠졌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며 "80년 1월 실질주가는 475p인데 현 주가를 기준으로 보면 28년간 주가가 2배 상승에 그쳤다는 것인데 그만큼 주가가 빠졌다는 점은 새롭게 겁먹을 필요도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귀띔했다.



이날 증시에서는 미국발 훈풍에 코스피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전날 강세를 보였던 철강과 미국증시에서 급등한 금융주의 반등이 기대된다.

이들 업종과 전날 저가매수가 몰려들면서 오른 종목들을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할 전망이다.

삼성증권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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