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급락…위안화 올라 팔아도 손해 안봐

전현기 중국우리은행 영업추진부장 2008.12.0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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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전현기의 차이나 리포트

집값 급락…위안화 올라 팔아도 손해 안봐


2008년 상반기부터 조금씩 침체되기 시작한 중국의 부동산은 여타 국가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들어 하락폭이 조금씩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이 워낙 땅덩어리가 큰 나라이다 보니 도시에 따라 부동산 하락폭도 각양각색이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했던 선전 및 광저우 등이 있는 중국 남부 광동성의 경우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관계로 전 세계 금융위기에 따라 경기도 급랭해 부동산 하락폭도 중국 내에서 가장 크다. 지역에 따라 20~30%까지 하락했다고 하며 부동산 개발상과 구매자 사이의 분쟁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교민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의 경우도 차이가 크다. 우선 상하이의 경우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를 소유한 한국 교민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최근 중국 위안화가 한국 원화에 비해 급등하자 매물을 대거 내놓고 있다. 내년까지도 상하이의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한국 교민의 아파트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 교민, 상하이 고급 아파트 등 대거 매도



상하이 주요 아파트는 금년 11월 기준 지난해 말 대비 10~15% 내외 하락했지만 1위안화가 지난해 130원 정도에서 최근에는 200원 정도까지 상승했으니 떨어진 집값보다 환율 상승분이 더 커 결국 한국으로 송금 보낼 수 있는 돈이 많아진 셈이다. 이에 따라 일부 상하이의 부동산중개업소 사이에서는 한국인 매물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진다는 농담도 나올 정도다.

우리 교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베이징의 경우에는 아파트가격이 소폭 조정 받고 있다는 얘기가 있으나 기존 아파트에서 눈에 띄는 가격 하락은 없다. 반면 아파트 구매수요가 급감해 신규 분양아파트의 분양가 할인폭이 커지고 있기는 하다. 베이징의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지금과 같은 불경기에 가격하락폭이 적은 것에 대해 부동산 관계자들은 베이징이 중국의 수도로서 최근 몇 년간 경제발전과 외국인 급증으로 임대수요가 풍부해 아파트 가격이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베이징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인들의 매물도 그다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이들 주요 대도시 이외의 지역에서는 아파트 가격의 낙폭이 큰 편이다. 도시에 따라 10~30%까지 떨어졌다고 보도되고 있다.


중국의 향후 부동산 전망에 대해서는 전문가마다 견해차가 크다. 중국의 특성상 GDP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이른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연 9%대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1%가량의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산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갈 필요가 있다.

부동산 산업의 안정은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유일한 중국의 토지사용권 제도를 통한 정부의 재원확보를 위해서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중국의 모든 토지는 정부의 소유이며 정부에서는 토지 용도에 따라 주택용지는 70년 만기, 건물이나 공장은 50년 만기로 기업이나 개인에게 분양한다. 이렇게 중국 내 모든 토지가 정부로부터 분양되다 보니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의 활황이 이어지며 중앙정부 및 각 지방정부는 토지 분양대금을 통해 엄청난 재원을 확보했다. 그러다 보니 금년 들어 급격한 부동산 경기 축소로 인한 정부의 토지 분양대금 감소는 정부의 재원 확보에도 커다란 타격이 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잇따른 중국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첫째 경제성장률 제고, 둘째 부동산관련 산업 침체로 인한 실업률 증가 방지, 셋째 정부의 재정수입 증대를 위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 인하, 중국 부동산 비교적 안정적

이러한 일련의 사유로 중국 정부는 부동산 안정화를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고 ,전 세계적인 부동산 침체에도 중국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가장 부러운 점 중 하나가 우리나라와는 달리 부동산 안정화를 위해 모기지 금리를 두차례나 인하한 점이다. 이는 중국의 아파트 가격 하락이 상대적으로 덜한 이유이기도 하다.

11월 현재 아파트 구입관련 대출금리는 연금을 내고 있는 근로자의 경우 1주택 구입의 경우 연 4.59%의 금리를 적용하고, 1가구 이상이거나 연금을 내지 않는 시민은 6.75%를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저금리는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정부에서 직접 통제하는 폐쇄적인 금융정책 덕분에 가능하다. 우리나라와 달리 정부에서 예금금리를 1년에 3.6% 이상 지급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고 있고, 주식과 예금 외에는 별도의 금융투자 상품이 없어 은행에 예금이 풍부한 점 등이 이러한 저금리의 대출을 가능하게 한 것이나 어쨌든 현재 상황에서는 부동산 안정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의 금융위기에서 이미 개방된 한국의 금융시장이 대외적인 영향으로 흔들리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대외적으로 폐쇄된 중국의 금융시장이 이러한 금융위기에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것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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