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목받는 10년전 총수의 화두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08.11.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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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로 재조명..유동성확보와 변신 주문

10년전 IMF 위기 당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결의에 찼던 화두들이 현재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글로벌 경제 위기를 계기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1997년말 IMF 구제금융 조치 이후 맞은 1998년 신년사를 통해 주요 그룹 총수들은 어려움 극복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고 난관 극복을 다짐했었다. 당시 화두들은 현재의 글로벌 금융 및 실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나침반의 역할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당시 주요 그룹 총수들은 생존할 수 있는 '자금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는가 하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으로 만들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그룹의 이름을 바꾸는 환골탈태의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은 1998년 'IMF에 저당잡힌 경제주권, 뼈저린 자기반성과 함께 출발'이라는 신년사에서는 "살아 남은자 만이 미래를 말할 수 있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남에게 책임을 돌리기 보다는 서로를 따뜻하게 격려해가며 화합과 단결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자고 주장했다.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자금흐름과 부가가치 중심의 경영실천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데 최선을 경주하자고 말했다.

또 대담하게 버릴 것은 버리고, 합칠 것은 합쳐나가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립 경영도 강조했다. 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 홀로 서는 책임경영 실천에 목소리를 높였다.

구본무 LG (84,700원 ▲100 +0.12%) 그룹 회장도 1998년 신년사를 통해 '현금 유동성 확보'와 '사업구조조정'을 강조한 바 있다. 구 회장은 당시 "최근 금융위기 속에 우리가 생존해 나갈 수 있는 길은 무엇보다도 먼저 기어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며 이는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기본조건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또 새 금융환경으로 재원조달이 극도로 어려워지고 있어 '선택과 집중'의 사업전략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며 위기 극복의 대안을 제시했다.

구 회장은 "현재의 위기를 과거의 사고와 관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의식을 개혁하고 이를 실행으로 옮겨 성과로 가시화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SK (207,000원 ▼12,000 -5.5%)그룹은 IMF 위기상황에 기업의 CI를 바꾸고 새 출발의 기회로 삼았다.

고 최종현 SK 회장은 IMF 상황인 98년 1월 CI 선포식에서 '세계 일류의 SK를 위해 : 고객으로부터 신뢰 받는 브랜드로 뿌리내리자'며 난관 돌파를 주문했다.

고 최 회장은 "우리가 이름을 바꾼 것은 단순히 이름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의미가 아니라, 오늘의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반드시 세계일류기업이 되겠다는 각오를 의미하는 것이다"며 임직원의 기를 북돋우며 환골탈태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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