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 증시가 원하는 것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2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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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바닥 형성에 공감..추세반전은 정책강도와 신뢰에 달려

시장이 원하는 것은 명확해졌다. 정책불확실성 해소, 새로운 리더십 구축, 확실한 구조조정에 따른 불투명성 제거다.

지난주말 코스피지수가 1000선을 회복한 데 이어 뉴욕증시에서 다우와 S&P500 지수가 6%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면서 각각 8000선과 800선을 탈환한 것은 티모시 가이스너 뉴욕연방은행 총재를 재무장관에 임명한다는 소식 때문이었다고 풀이된다.
이는 부시 행정부에서 금융위기 해법으로 내놓았던 부실자산 구제 프로그램(TARP)의 용도 변경에 따른 정책 혼선이 정리되고 새롭고 확실한 정책이 집행될 것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헨리 폴슨 현 재무장관의 자동차 구제금융 거부 등으로 정권교체기의 불확실성이 야기됐는데 오바마 정부 조각이 신 정부의 정책 가시성을 높이면서 정치적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의미가 부여됐다는 해석이다.
매각설 기대로 상승세를 보이던 씨티그룹 주가가 매각설 전면 부인에 따라 20%나 폭락한 점도 시장이 갈구하는 구조조정 기대에 찬물을 부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처럼 디플레 국면에 돌입했을 때는 강력한 정부 역할이 필수적이다. 정부 정책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시장 참여자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면 경기침체 및 디플레이션 국면을 헤쳐 나올 수 없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면 정부가 돈을 풀고 재정을 투입해도 효과가 사장돼 버리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기 전에 정책기능 개선 및 신뢰회복이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경우도 지속적으로 금리를 인하하고 공격적으로 재정을 투입함과 동시에 부분적 구조조정을 병행해서 정책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단 글로벌 금리인하는 의심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다음달 4일 정례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2월 공개시장회의(FOMC) 기간을 하루 연장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단순한 금리인하를 넘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행도 연속해서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긴급 금리인하까지 포함해 1.0%포인트를 낮췄어도 시장 실세금리 하락세가 여의치 않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정책의지를 내보일 여지가 있다.

이미 미국채 수익률은 바닥이 없을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2년 및 10년 미국채 수익률은 각각 1.0%와 3.0%를 밑돌며 50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디플레 공포 확산으로 안전자산인 미국채에 대한 투자매력이 가중되고 있는 현상으로 풀이되지만 벤치마크인 국채 수익률이 하락은 스프레드 하락을 자극하면서 회사채, 금융채 등 민간사이드의 금리하락을 유발시킬 수 있다.

이번 주에는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도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달 하순 한미 통화스와프협정 체결로 원/달러 환율이 사상 두번째로 큰 177원 추락하고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금리도 7%에서 2.5%로 급락했는데 당시보다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더라도 재발한 환율 불안감이 진정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곽병열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증시가 지난 10월말 저점 확인과정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면서 재차 기술적 반등 영역으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당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통해 국내금융시장의 저점확인이 이뤄진 것처럼 이번에도 달러 및 원화 유동성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한 신용위험 완화를 기반으로 증시 반등국면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수입액 감소로 인해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다시 정착될 경우 환율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도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물론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는 과정이라면 증시가 당장 추세반전까지 이뤄내지는 못할 수 있다. 게다가 기업이익 감소로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예상치에 못 미칠 우려가 있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기술적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GM의 구제여부와 상관없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당분간 불가피 할 것이며 경제 지표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요구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위험관리를 우선순위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작년 코스피200 배당금 총액의 20%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지급한 은행과 건설업종이 업황 악화로 배당을 실시하기 어려워졌고 경기둔화로 기업들이 현금을 유보할 요인도 커졌기 때문에 연말 배당투자전략은 불확실한 배당에 기대기보다 확실한 차익실현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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