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굴욕, 자산운용사 감원 칼바람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8.11.2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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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구조조정 잇따라…국내사도 위기감 고조

글로벌 증시폭락으로 펀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산운용업계에도 감원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M&A로 덩치를 키운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잇따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랜드마크투신을 인수한 ING자산운용은 최근 그룹 차원의 인력 구조조정에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원 규모는 10% 정도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말 현재 ING자산운용의 전체 인력은 76명.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의 공적자금을 지원 받기로 한 ING그룹은 대만 내 생명보험 자회사를 대만 후본 파이낸셜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ING자산운용 관계자는 “정확한 구조조정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10%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맥쿼리IMM자산운용을 인수해 국내 시장에 진출한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은 최근 5명 가량의 인력을 감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전체 인력이 6월말 기준 51명이란 점을 감안하면 10% 정도의 인력이 회사를 떠난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이 달 초 전 세계 기준 10%의 인력을 감원한 바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도 그룹차원의 인력 감축 계획에 맞춰 구조조정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피델리티는 이 달 초 전 세계 3% 가량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밖에도 외국계인 T자산운용, S자산운용 등도 5-10% 가량의 인력 구조조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도 구조조정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펀드 시장이 위축되면서 회사마다 영업수지가 점점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펀드 보수인하 바람까지 불면서 CEO나 최대주주들의 비용절감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아직 국내 자산운용사중에는 회사 차원의 구조조정 계획을 밝힌 곳은 없지만 자천타천 자리를 뜨는 인력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K와 C자산운용 등에서는 본부장급과 팀장급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다. 투자도 확 줄이고 있다. 모자산운용사의 경우 임원들에게 지급됐던 차량을 모두 회수하는가 하면 출장비 지급마저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간에 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회사마다 상품개발, 마케팅 보다는 비용절감에 더 신경 쓰고 있다”며 “이 상태로 라면 외국계뿐만 아니라 국내사들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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