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이번엔 막판 반등… HP·야후 '불씨'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8.11.19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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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마감]주택지표 최악 불구, 다우 5년래 최저 '눈앞'서 반등

뉴욕증시가 반등에 성공했다.

최악의 주택경기 지표에도 불구하고, 휴렉 팩커드(HP)와 홈디포가 긍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했고, 최고경영자(CEO)의 사임으로 인수합병 기대감이 재현된 야후도 저가매수 심리를 되살렸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51.17포인트(1.83%) 오른 8423.75를 기록했다. S&P500 지수는 8.36포인트(0.98%) 반등한 859.11, 나스닥 지수 역시 1.22포인트(0.08%) 오른 1483.27을 기록했다.



혼조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장중반 반등폭이 2% 가까이 확대됐으나 주택경기 관련 지표악화로 급속히 움츠러들었다.

이날 발표된 11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는 9를 기록, 1985년 지수산정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3분기중 미국내 152개 광역도시(메트로폴리탄) 지역의 집값이 3분기중 전년 대비 9% 하락했다. 일부지역의 하락폭은 37%에 달했다.
구제금융 지원을 둘러싸고 상원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GM과 포드 주가가 급락한 점도 상승폭을 제한했다.



다우지수 하락폭이 한 때 154포인트에 달해 종가기준 2003년 4월 이후 최저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하락폭이 깊어지면서 장 마감을 앞두고 기관들이 일제히 저가매수 주문을 내놓으면서 블루칩을 중심으로 일제히 반등에 성공했다.

S&P500종목인 미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 부시가 이날 벨기에의 인베브에 공식 합병된 점이 막판 반등 요인이 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안호이저 부시가 S&P500에서 제외되면서 대체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기 위한 매수세가 막판에 작용했다는 것이다.


◇ HP-야후-홈디포, 증시견인

세계 최대 PC 제조업체인 휴렛 팩커드(HP)가 18일 전문가들의 예상을 넘는 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14.5% 급등, 증시를 견인했다.
HP는 18일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지난 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주당 1.03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는 1.00달러였다. 비용을 감안한 순이익은 주당 84센트였다.



계속된 실적 악화로 고전해온 야후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제리 양 최고경영책임자(CEO)가 회사를 본 궤도에 올려놓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결국 사임하면서 주가가 8.7% 급등했다. 제리 양의 사퇴로 야후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인수합병 협상을 다시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야후는 현재 새 CEO를 물색중이며 제리 양은 CEO 사임 뒤에도 이사직은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건자재 업체인 홈디포는 18일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일년전 10억9000만달러에서 7억5600만달러로 감소했다고 발표했지만 주가가 3.6% 반등했다. 주당 순이익은 60센트에서 25%나 줄어든 45센트였지만. 애널리스트의 추정치(38센트)는 넘어섰기 때문이다.

◇ 금융 자동차..약세 지속



S&P 업종 지수 중에서는 금융업이 0.8% 하락하며 지수 약세를 이끌었다.
주택건설업 체감경기 등 경기지표 악화로 부실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하면서 씨티그룹이 8%, J.P모건이 4% 떨어졌다. 보험사 역시 프루덴셜이 9%, 메트라이프가 12% 떨어지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대기업 '빅3'의 최고경영진(CEO)들은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참석, 자동차산업을 구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세금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상원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구제자금 지원 진통 우려로 GM주가가 2.8%, 포드가 2.3% 하락하는 등 자동차 업종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유가 53달러선까지..달러는 강세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53달러대까지 떨어지며 약세를 이어갔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6센트 떨어진 54.39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오후 글로벡스 전자거래에서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저수준인 53.96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미국의 주택건설업체감 경기지수가 급락하고 대도시지역 집값이 폭락하는 등 경기침체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소식들이 이어지고 주가도 약세를 보이면서 유가 반등을 저지했다.



주택경기 관련 지표 악화 반사작용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22센트(0.16%)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2628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09%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주택관련 지표 급락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확산됐다.



◇ 끝없는 주택 침체...도매물가,디플레이션 우려 고조

이날 이날 전미 부동산 중개인협회(NAR)는 3분기중 미국내 152개 광역도시(메트로폴리탄) 지역 가운데 120개 지역의 집값이 하락, 평균 9%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8일(현지시간) 11월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지수가 9를 기록, 1985년 지수산정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택건설업체 가운데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업체 비중이 9%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지난 10월 생산자 물가가 역대 최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노동부는 18일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대비 2.8% 하락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는 1974년 통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이다. 경기침체로 상품에 대한 소비가 급감,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이다. 1.9% 하락했을 것이라던 블룸버그의 전망치를 크게 밑돌았다. 그만큼 경기침체와 맞물려 물가 하락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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