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오뚝이와 청개구리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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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증시·발틱운임지수 반전 모멘텀 부여

지난 사흘간 쓰러져도 일어나려는 오뚝이의 움직임을 보였던 코스피증시가 청개구리로 변신했다.

미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11일 코스피지수는 오후장 상승반전을 시도했고 12일에는 오전과 오후 두차례에 걸쳐 상승세로 돌아섰다.
13일의 경우 뉴욕증시가 -5%대 급락세를 보였기 때문에 장중 내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7%가 넘던 낙폭을 -3%까지 줄이는 기염을 토하면서 미증시 하락을 거부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막상 14일에는 뉴욕증시가 장중 10%의 폭등세를 이뤄낸 과실을 향유하지 못하고 전강후약으로 꼬리를 내리며 청개구리로 변신했다.
개장초 +3.8%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전날 종가 밑으로 주저앉은 것은 G20 회동을 앞둔 주말장 결과치고는 매우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사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매도공세를 취하는 상황에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렵다. 개인이 연일 유일한 매수주체로 부각되고 있지만 장초반 공격적인 선물 투기매도 공세를 취하는 '수퍼개미'가 제거되지 않는 한 시장 안정은 계속 저해될 수 있다.

하지만 연기금이 182억원 순매수에 그쳤다고 지탄받을 이유는 없다. 그동안 디커플링을 만들어 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전날 장후반 상당한 에너지를 사용한 것을 감안한다면 하루 정도 시장참여 강도를 낮춰도 무방한 일이다.



코스피증시는 1050∼1150선의 레인지를 확보했다. 해외증시와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1150선 위로 올라서게 되면 연쇄 자극을 받으며 추가상승의 길로 들어설 여지가 생긴다.
반대로 전날 방어됐던 1040선 밑으로 떨어지게 되면 연저점인 900선을 바닥으로 하는 900∼1050선으로 레벨을 낮추게 될 가능성이 높다.

G20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동반 흐름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주가 방향을 위한 개별 국가의 자체 노력은 크게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중국 증시가 사흘간 괄목할만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증시 및 경기회생에 모멘텀을 부여하기 시작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전날 유로화가 강세를 회복했듯 유럽증시가 회생하고 뉴욕증시도 전날의 급등기세를 살리게 된다면 다음주 아시아증시 전망은 매우 밝게 된다.


11월 중순이 지나가면서 헤지펀드 결산이 마무리되고 있다. 글로벌 공조체제에 상당한 결속력이 있음에도 주식 등 자산매각에 나서야 하는 곳은 사모 헤지펀드일 가능성이 높다.
20% 이상 손실을 입을 경우 펀드를 유지하지 않고 해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 증시가 회복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반등을 이용한 매도압력을 부여한 것이 헤지펀드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급한 매도세가 마무리되면 더 이상 악성매물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일이다. 이번 4분기가 글로벌 경기의 최악이고 내년 2분기부터 상황이 개선된다면 경기보다 6개월 정도 앞서간다는 증시는 현 시점에서 바닥탈출을 시작하는 게 된다.



최근 발틱운임지수(BDI)를 보면 그동안의 일방적인 하락행진을 끝내고 반등하는 횟수가 많아짐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4일 815선까지는 무차별적인 하락세였지만 5∼6일과 12∼13일 이틀씩 반등이 시도됐다.

지난 5월20일 사상최고치(11793)부터 93%나 폭락한 현재 레벨은 지난 1985년부터 2002년까지 이어졌던 장기 횡보국면의 영역내로 들어선 것이기 때문에 더 이상 떨어질 여력조차 없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다.

더 이상 떨어질 공간이 없을 정도로 낙폭이 과도하고 더 이상 팔 물량이 없을 정도로 팔았다면 향후 상황은 굳이 점치지 않아도 된다. 이제 비정상적인 과매도 국면을 탈피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귀결되는 일이다.
따라서 이젠 오뚝이든 청개구리든 크게 중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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