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뜰만하니 뜨는 거지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2008.11.14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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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금융업종 차별화·옥석가리기… G20 글로벌 공조 기대

미증시가 폭등했다. 뉴욕증시 3대지수의 상승폭이 모두 6%대지만 장중 저점과 비교하면 10%를 넘는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10일 기록했던 연저점이 붕괴된 뒤 반전이 일어났고 다우지수는 연저점이 지켜진 채 장중 8000선 붕괴가 폭발적인 상승의 계기로 작용했다.

미증시 급상승과 더불어 외환시장 상황도 호전됐다. 달러인덱스가 장중 88선을 넘어서며 연고점을 경신했다가 하락마감하고 유로화는 1.27달러선을 회복했다. 엔화 또한 약세로 돌아서면서 엔/유로 환율이 장중 117.65에서 126.03엔까지 8엔 넘게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와 유로화가 동행성을 보이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진앙지가 미국보다는 유럽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물론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뉴욕증시가 겨우 5일 이평선을 넘어선 정도이고 이날 발표될 10월 소매판매나 기업재고 등의 경제지표에 따라 또 다시 경기침체 논란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말부터 시작되는 G20 회담을 앞두고 글로벌 공조가 재차 확인된다면 미증시의 삼중바닥이 진정한 바닥을 이루고 추세반전을 이뤄낼 수도 있는 일이다.



이같은 뉴욕증시 급등에 따라 전날 또 한 번 오뚝이 근성을 발휘했던 코스피증시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전날 코스피는 직전(7일) 저점인 1040선에서 일단 지지력을 확인했다. 이는 연저점(892.16)부터 5일 고점(1217.82)까지 상승폭의 50% 조정 수준으로 중요한 지지라인이 위치해 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체계적 리스크 문제가 재발하지 않는다면 1050선은 당분간 지지가능한 지수대"라고 판단하면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여전하기는 하지만 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코스피증시는 저점을 다시 위협하는 급락세가 진행되기보다 1050~1200선 사이에서 등락을 보이면서 업종별, 종목별 옥석가리기와 함께 변동성 축소시도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잠재적 리스크를 철저히 점검하고 경계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무조건 회피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지나친 과잉대응으로 불안감에만 휩싸여 있는 것보다는 시장 지지력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당장 모든 건설주에 대해서 긍정적 접근을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신성건설의 화의개시 신청을 계기로 건설업종 내부적인 차별화와 옥석가리기 과정이 시작된 만큼 불황을 입에 달고 다니면서 공포에 떨기보다는 냉정한 투자판단이 바람직하다는 주문이다.

전날 하나금융지주 (61,600원 0.00%)가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은행주가 무차별적인 난타를 당했는데 건설업종 내에서 옥석이 가려지고 있는 것처럼 금융업종도 동반 급락세를 벗어나 차별화가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주식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이라기보다 업종별, 종목별로 재료 및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며 증시의 하방경직성 확보가 전제됨을 의미한다.

무릇 증시의 최고 호재는 낙폭 과다라고 했다. 펀더멘털이 아무리 나쁘고 향후 전망이 암울하다고 해도 상상 가능한 모든 악재를 예상한 수준보다 현 주가가 턱없이 낫다면 주가는 뜨게 마련이다.

또한 증시는 탐욕과 공포를 오가는 게임이라고 했다. 대부분이 공포에 질려있을 때가 진정한 바닥이며 개나 소마저 주식을 외칠 때는 거품을 넘어선 과열인 경우가 다반사다.



시장 진입 판단에 있어서는 포지션이 전무한 상태를 가정하는 것이 좋다. 주식이 한주도 없다면 과연 현재 수준에서 증시에 발을 담글 것인지 아니면 더 관망할 것인지. 부동산이 전무한 사람이라면 최근과 같은 주택경기 침체기가 집장만의 적기인지 아니면 현금보유가 상책인지.

후자는 모르겠으나 주가지수 1000선에서는 아마도 주식을 새로 샀을 경우 벌 확률이 잃을 확률보다 높다고 보는 단순한 판단이 어떤 것보다도 명쾌한 해답이 될 수도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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