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엔화 ABS가 中企 환손실 주범?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08.11.1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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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개 기업들 대출원금 671억원이 1097억원으로

중소기업청이 ABS(자산유동화증권)를 일본 엔화로 발행하면서 43개 중소기업이 빌린 대출금 671억원이 1097억원으로 늘어났다. 약 426억원의 환손실을 중소기업들이 물어야 할 처지다.

중소기업청의 ABS제도는 중소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를 유동화한 후 부실이 우려되는 후순위 채권은 정부가 대신 매입하고, 안정성이 높은 선순위 채권은 증권사가 매입하게 함으로써 중소기업의 대출자금을 마련해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청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태환 의원(한나라당 구미 을)에게 제출한 '중기청 ABS발행현황'에 따르면 중기청은 2006년 12월 일본 엔화로 84억7000엔의 ABS를 발행했다.

당시 ABS에 참여한 중소기업은 43개 업체로 이들은 84억7000엔을 3년 약정으로 빌리면서 첫해(2007.11.25)엔 원금의 10%를 상환하고 다음해엔(2008.11.25) 원금의 30%를, 만기일인 2009년 11월엔 나머지를 상환하는 조건을 붙였다.



당시 792.94원이었던 환율은 원금의 30%를 상환해야 되는 현재, 1345원(2008.11.10 기준)까지 급등했다. 발행당시 환율로 201억원이었던 상환금이 140억원 늘어 341억원이 된 것. 만기인 내년까지 지금의 환율이 유지된다면 당초 빌린 671억원보다 64% 많은 1097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중소기업청은 이에 대해 "엔화로 발행한 ABS의 이자가 싸고, 그 당시로는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고 밝혔다.

김태환 의원은 "외화 ABS를 발행하면 환변동 위험도 함께 대비해야 하는데 43개 업체 중 환차손에 대비한 업체는 2개 회사 밖에 없었다"며 "중기청 말을 믿고 ABS를 발행했다 엄청난 손해를 본 만큼 중소기업청은 이들 43개 업체에게 긴급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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