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완전판매 불똥 '인사이트펀드로 튀나'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2008.11.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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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 의혹제기… 업계 "일단 걸고보자" 부작용 우려

'우리파워인컴펀드'(우리CS자산운용)의 불완전판매 결정에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를 다음 타깃으로 설정하려는 투자자 움직임이 구체화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 고위 관계자는 12일 "이번 금융감독원의 결정이 대규모 손실에 고심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성난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며 "특히 업계 1위인 미래에셋 그리고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인사이트펀드를 대상으로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려는 투자자들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업계를 당혹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이 몇차례에 걸쳐 장밋빛 전망을 언급했고 이는 투자 리스크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박 회장은 올해 몇 차례에 걸쳐 "중국은 향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므로, 중국 투자는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펀드 투자자들은 특히 상품 설계상 미래에셋 측이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었음에도 중국 투자에 집중한 점도 문제삼고 있다. 인사이트펀드는 자산배분형으로 약관에 투자 대상과 범위를 사실상 정해놓지 않았다. 투자 지역은 물론 투자 대상까지 운용사측에서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다. 예를 들어 금에 100% 투자할 수도 있고, 특정 지역 주식이나 채권 등에도 100% 투자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이와 관련 "박 회장이 중국 투자의 유효성을 거듭 강조함에 따라 중국 증시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인사이트펀드의 투자가 계속 중국에 '올인'됐다"며 "운용사 측의 잘못된 판단으로 손실을 내는 과정에서 권위와 명성을 갖고 있는 박 회장이 영향이 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자산배분형인 인사이트펀드의 손실은 다른 주식형 또는 채권형 펀드 등에 비해 그 손실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며 "투자자의 불만이 촉발될 소지를 안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운용업계는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직접 나서 '감독'이 아니라 '법적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 '50대 50'이란 결정을 금융당국이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운용사들이 단지 약관 위반 등에 따른 손실을 배상하는 것 뿐 아니라 미래 영업 및 수익을 위해 필요한 '레퓨테이션(명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게 되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번 결정으로 손실에 분노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일제히 불완전판매 의혹을 제기하고 나설 경우 국내 증시의 큰 축인 '펀드 문화'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다른 운용사 임원은 "이번 결정으로 투자자들이 자칫 '일단 걸고 넘어지자'는 잘못된 학습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대단한 금융혼란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운용사들의 레퓨테이션 리스크가 증폭될 경우 투자자 외면으로 이어져 미래 영업 및 수익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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