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준 교수 "녹색투자 인센티브 확대해야"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08.11.0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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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녹색성장' '그린강국' 비전을 내놓지만 기업이 움직이려 하지 않습니다. 물과 공기 등 생태자원을 자유재(경제적 가치가 없는 무한정한 재화)로 보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환경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하기 위해선 적절한 동기와 인센티브가 있어야 합니다."

곽승준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5일 머니투데이 주최로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그린강국 코리아 발대식'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



곽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환경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을 '비용만 높이는 것'으로 인식해 되레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등 역효과가 많지만, 제도의 뒷받침이 있으면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리는 기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이 대출심사를 할 때 기업의 환경개선 노력이나 환경지출 등의 내역을 고려하도록 하고 있어 기업들이 환경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곽 교수는 "(주요국에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부과한) 교토의정서가 발효하기 전인 2000년께 일본은 이미 후진국에 청정기술을 투자해 온실가스 감축분을 자국의 성과로 가져왔는데 우리나라는 그간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제의 80% 이상을 대외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환경과 관련한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라갈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후발주자로서 우리나라가 '녹색경제'를 정착시키기 위해선 민간의 노력이 절실하며 '녹색성장' 비전을 국가적 의제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있으면서 '저탄소 녹색성장'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국정설계를 주도했던 곽 교수는 "녹색성장 비전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다"며 "금융·산업계 등 민간이 해야할 일이 99%"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린강국 코리아 발대식은 우리 모두가 향후 경제질서를 재편할 '환경'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고 20~30년 후 강한 한국 경제를 만드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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