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 44대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는 누구?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2008.11.05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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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ama Way'가 오바마를 성공으로 이끌었다

美 제 44대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는 누구?


'신인류'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통령 후보(일리노이주 상원의원)가 미국의 첫번째 흑인 대통령이자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오바마는 미국 역사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상징적인 인물이다. 겉으로는 인종 차별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인종 차별이 벌어지는 미국 사회에 혁명과도 같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그만큼 미국 국민들의 변화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미국 국민들은 마치 다시 돌아온 케네디 대통령을 맞이하듯 오바마를 대하고 있다.

오바마는 1961년 8월4일 하와이주 호놀룰루 출생으로 케냐 유학생이던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주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오바마는 혼혈이지만 스스로를 '흑인'이라고 칭하고 있다. 성별과 인종, 출신을 바탕으로 '다수'가 아닌 '소수'를 대표하는 인물로 급부상했다. 오바마가 태어난 하와이 호놀룰루는 미국 연방에 편입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소수 인종에 대해 관용적이었다.

오바마 부모가 결혼했던 1960년대는 미국 전체 주 중 절반 이상이 흑인과 백인의 결혼을 중죄로 규정했다. 그러나 오바마의 외조부모는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흑백간의 결혼을 가로막는 사회 분위기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바마의 어머니는 부모의 뜻을 이어 인종문제에 대해서는 강인한 모습을 보였고, 어린 오바마에게 항상 흑인의 장점과 우수성을 가르쳤다.

그는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왔다. 오바마가 2살 때 아버지가 하버드대 박사 과정에 진학하면서 부모가 이혼했고 이후 6살 때 어머니가 인도네시아 출신 유학생과 재혼하면서 4년 동안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오바마의 동생이 태어나고, 다시 하와이대 대학원으로 진학한 엄마를 따라 하와이로 왔다가 77년 엄마가 인도네시아로 돌아가자, 그는 외조부모와 함께 함께 살았다. 오바마의 친부는 그후 케냐로 돌아가 석유회사와 케냐 정부에서 일하다 82년에 교통사고로 죽게 된다.

오바마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부에 대한 열정이 컸다.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탈 칼리지에 입학해 교환학생으로 컬럼비아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1985~1988년 시카고에서 비영리 빈민조직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하버드대 로스쿨에 들어갔고 1990년 법률 학술지 '하버드 로 리뷰' 104년 역사상 처음으로 흑인 편집장 자리에 올랐다.

오바마 의원은 법학박사 학위를 딴 뒤 시카고로 돌아가 사회운동을 계속하면서 시카고대 로스쿨 강사로 일했다. 1996~2004년 일리노이 주의회 상원의원을 거친 뒤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을 했다. 중앙 정치 무대에 진출하는 순간이었다. 그는 인종간 화합을 강조했고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2005년 70%라는 기록적인 득표율로 연방 상원의원에 선출되면서 본격적인 성공 시대를 열었다. 그는 일리노이주에서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선출된 흑인 상원의원이었다.

오바마가 중앙 정치 무대에서 정치 신인이나 마찬가지인 경력으로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막강한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을 누르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는 과정은 그가 걸어온 인생역정을 반영하듯 극적이었다.

오바마의 가족관계는 현재 미국의 인종 구성을 보여주듯 아주 복잡하다. 케냐인 아버지, 백인 엄마, 아시아계인 인도네시아인 동생 등이다. 사람들은 오바마를 가리켜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융합돼 있다는 뜻으로 '한 사람의 용광로'(One-man-melting pot)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바마는 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의 법률회사인 시들리 앤드 오스틴에서 일하다 만나 결혼한 부인 미셸과의 사이에 두 딸 10살인 말리사와 7살인 사샤를 두고 있다.

흑인으로서 어렵게 성장하면서도 하버드 법과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의 주류사회에 편입한 젊은 흑인정치인이 던지는 통합과 희망의 메시지는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오바마는 특히 변화를 추구하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오바마를 성공으로 이끈 것은 과감한 결단력이다. MSNBC는 이를 두고 오바마 방식(Obama Way)이라고까지 평가했다.

미국 MSNBC는 오바마가 갖고 있는 6가지 특징인 △ 단호함 △ 소수정예 내 사람을 만드는 기술 △ 선거전략 고수 △ 나만의 브랜드 △ 디지털 활용 △ 신중함 등은 정치 전략의 모델이자 정치적 성공을 위한 교본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방식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는 단호함이다. 플로페는 "오바마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면 결단을 내린다. 그리고 결단을 내린 뒤에는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완벽한 답을 얻기 위해 10가지를 시도하는 것보다 한가지 전략에 충실한게 더 낳다"고 말했다.

그리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선거전략가 칼 로브가 있었다면 오바마에겐 소수 정예의 선거참모들이 있다. '두 명의 데이비드'로 불리는 플로페와 데이비드 액셀로드, 시카고 변호사이자 자금모금 담당 발레리 재럿, 아내 미셸 등 4명이다.

오바마의 선거 전략은 오바마가 지난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래 대부분 그대로 유지됐다.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시간표에 대한 공약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중도주의를 유지해왔다.

이미지를 브랜드화하는 것은 오바마 캠프의 핵심 전략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때 그리스 신전을 연상시키는 대형 무대에서 후보지명 수락연설을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오바마 캠프의 핵심 키워드인 '변화'를 위한 개혁 운동을 표현했다는 평가다.

오바마 캠프는 휴대폰,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 첨단 기기를 적극 활용했다. 지난 8월 부통령 후보 발표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처음 발표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부통령 후보 선정은 오바마의 신중함을 보여주는 한 사례. 여러가지 후보 가운데 오바마는 가장 안전한 선택(바이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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