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통화스와프 확대에 희색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30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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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30일 새벽 3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가운데, 금융권은 정부의 행보가 외환시장 불안감을 조기에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일본·중국 등과도 관련 협의가 진행중이어서 원/엔 환율도 빠른 속도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70원 이상 하락하고 코스피지수는 100이상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은행권에선 이번 조치로 "한국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할 지 모른다"는 억측이 말끔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 외환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미국이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했을 리 없다는 점에서다. 이날 증시에서 은행·증권주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한미 양국이 체결한 통화스와프 규모는 그다지 큰 게 아니지만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 듯 하다"며 "널뛰기 장세를 보였던 외환시장이 빠른 속도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장보형 하나금융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원/달러 환율 폭등은 외화유동성에 대한 우려감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외화보증 등 관련 정책이 나온 후에도 환율이 오른 건 그만큼 시장심리가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화스와프 규모가 300억 달러로 제한됐고, 협정기간도 한시적이긴 하지만 달러 발행국인 미국과 공조체제를 맺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며 "한국 외환시장이 무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조재성 금융공학센터 차장은 "은행에 지원하는 금액만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외환보유고 감소와 그에 따른 외환위기 우려는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들은 자체 외화조달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외환시장 뿐 아니라 주식, 금리 등 전체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도 급한 불은 끈 만큼, 자체적으로 외화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해외에서도 조금씩 자금차입이 늘어나는 등 숨통이 트이고 있어 내년 초에는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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