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팔자니 아직은 소비자들로부터 원성을 들을 것 같고, 포기하자니 수십억원대의 손실이 아까운 상황이다. 남양유업측은 "식약청의 조치에 따르겠다"며 한 발 물러서고 있지만 식약청은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식약청이 조치할 사항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28일 "뉴질랜드산 타투아사에서 수입한 원료로 만든 분유 10만8000통을 만들어 보관하고 있다"며 "아직 처리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보다 앞서 수입한 90kg이다. 이 원료를 사용해 만든 분유는 식약청의 원료 조사당시 분유형태로 보관돼 있었기 때문에 원료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후 완제품 검사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
남양유업측은 같은 타투사아사의 원료로 만든 제품이지만 원료를 수입한 날짜가 다르고 완제품인 분유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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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은 지난달 말 뉴질랜드산 모든 원료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고 사용을 금지시켰으나 국내 유통 중이거나 유통 예정인 완제품은 회사(제조업자)의 책임으로 뒀다. 완제품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식약청이 폐기처분 여부를 강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멜라민이 검출된 원료는 반품됐고, 사용도 금지됐으나 그 원료로 만든 완제품은 유통이 가능한 셈이다. 그러니 남양유업도 10만8000통의 분유를 굳이 폐기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10만8000통의 분유는 멜라민 함유 여부가 확인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찜찜할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계획도 있고, 멜라민 함유 원료를 쓴 (타사) 제품이 팔리고 있는 만큼 굳이 폐기처분해야 할지 고심하는 듯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