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위기 내년엔 진정, 리스크 관리가 생존 전략"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이새누리 기자 2008.10.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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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경제연구소장 조언

"일단은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리스크 관리에 전력을 다할 때다."

시중은행 경제연구소 소장들은 28일 최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 옮겨붙으면 혹독한 시련의 터널을 지나야 할 것이라며 이 점을 강조했다. 대외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성장전략보다 리스크 관리와 유동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는 생존전략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장하원 소장은 "시중유동성은 풍부한데 곳곳에서 자금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그만큼 기업들이 현금유동성 확보를 최우선시한다는 얘기"라며 "인수·합병(M&A)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생존략을 우선시할 때"라고 말했다.



산은경제연구소 김상로 소장은 "은행은 보유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는 물론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자금중개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며 "기업 역시 핵심 연구·개발 및 신제품 개발 투자를 계획대로 추진해 경기회복기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조병선 소장은 "과다한 투자계획을 접고 위기에 맞춰 유동성 관리를 잘해야 한다"며 "위기를 극복하면 언젠가 다시 호황이 오는데 살아남아야 이런 기회도 포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국제 금융위기가 내년 1분기가 지나면서 완화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실물경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당분간 경제 전반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소장은 "미국의 대규모 구제금융 등 주요국의 금융안정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해 시장이 안정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쯤 돼야 금융시장이 진정될 수 있을 것같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선진국 금융위기는 내년 1분기가 지나면서 완화될 가능성이 있지만 뒤이어 실물경제 위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반면 신흥시장(이머징마켓)에서는 자금이탈에 따른 금융위기는 물론 실물위기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 소장은 "현재 상황에선 누구도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금융위기에 전세계가 공조하고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며 "국내도 내년 상반기까지 어려움이 계속되고 하반기부터 안정을 되찾을 것같다"고 전망했다.

연구소장들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뚜렷하고 일관된 정책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분간 실물경기 및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소장은 "국내 금융시장 혼란 및 변동성 확대의 중심에는 은행권의 신용리스크 문제가 존재한다"며 "은행채 및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로 대표되는 크레디트시장의 불안을 안정시켜 이 부문의 금리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들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정책금리 인하, 은행채 매입 등과 같은 정책적인 조치 외에 은행채펀드 등의 활성화를 통해 시장을 통한 금리하락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세제혜택 등을 통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금리 추가 인하, 지준율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특히 재정지출 확대시 과거와 같은 단순 사회간접자본 건설 증대에 치중한 지출보다 중·저소득층을 겨냥한 생산적 복지 지출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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