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류장은 박정희대통령 사저앞입니다"

머니투데이 도병욱 기자 2008.10.27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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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저(문화재청 제공)↑신당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저(문화재청 제공)


"이번 정류장은 중앙시장, 박정희 대통령 사저 앞입니다"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 앞 정류소를 지나는 시내버스 안내멘트가 바뀌었다. 기존 정류소 안내 뒤에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알리는 멘트가 추가된 것.

서울시는 지난 24일부터 서울시내 전 정부수반의 거처 6곳을 버스 정류장 안내 방송에 포함시켰다. 기존 안내멘트에 전 정부수반의 사저나 집무실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당동 사저를 비롯해 백범 김구 선생의 집무실이었던 경교장, 이승만 전 대통령이 거처했던 이화장, 윤보선 전 대통령 가옥, 장면 전 국무총리 가옥, 최규하 전 대통령 가옥 등 6곳이 그 대상.

서울시는 "전 정부수반의 거처를 알고 싶어도 안내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아 찾아가기 힘들다는 시민 의견이 많았다"며 "세상을 뜬 정부수반의 거처가 대부분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돼 있어 이를 알리는 차원에서 안내멘트를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최규하 이후의 전 대통령의 거처를 안내멘트에서 뺀 이유에 대해서는 "생존하고 있는 전직 대통령의 사저는 국가지정문화재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자격요건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안내멘트에 포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또 "버스 정류소 22곳, 버스 1만 5000대, 75개 노선의 안내멘트가 변경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버스 정류소의 표지판은 다음달 15일까지 교체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전직 정부수반의 거처를 알기 원하는 시민들의 요구 때문에 안내멘트와 표지판을 교체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네티즌은 "갑자기 전 대통령의 사저를 버스에서 안내하는 저의가 궁금하다"며 "전직 대통령 사저를 안내하기 전에 모두가 공감하는 위인들의 생가나 유적지 안내에 앞장서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지적했다.

"아직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전직 대통령의 사저 안내를 위해 시 예산을 쏟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안내멘트 및 표지판 변경은 버스조합에서 일상적으로 발생한다"며 "버스조합이 이에 대한 변경을 담당하기 때문에 시의 예산이 투입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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