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증시, 또 '대학살의 날'

김유림 기자 2008.10.2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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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증시가 27일 다시 한 번 블랙먼데이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는 이날 거래일 연속 나흘째 급락하며 버블 붕괴시점인 1982년이후 26년래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6.32% 폭락하며 1723.35로 마감, 1800선도 여지없이 무너졌다.

亞 증시, 또 '대학살의 날'


도쿄증시 닛케이지수는 이날 전일 대비 486.18엔(6.36%) 폭락한 7162.90으로, 토픽스지수는 59.65포인트(7.4%) 급락한 746.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낙폭이 53.2%로 확대됐다.



연일 치솟는 엔고(高)가 일본 증시 폭락의 주요인이지만 미쓰비시UFJ, 미즈호금융그룹 등이 주식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조달할 것이란 소식이 급락을 주도했다.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도 하락세를 꺾지 못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미쓰비시UFJ 파이낸셜그룹이 연내 최대 1조엔 규모의 증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모간스탠리에 90억달러(약 9000억엔)를 출자한 뒤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에 따른 자기자본 감소분을 보충하기 위해 증자를 추진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쓰비시UFJ는 공모 방식으로 6000억엔 규모의 보통주 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사모투자자에 우선주를 발행해 나머지 자금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미쓰비시는 14.7%, 미즈호는 14.8% 폭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추가적인 증시 급락을 막기 위해선 엔/달러 환율 진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엔/달러가 95엔대로 올라서면 닛케이평균주가가 8000엔대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92.83으로 또 떨어졌다. 나카가와 쇼이치 일본 재무상은 이날기자회견에서 필요시 정부의 시장 개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일본 정부는 2004년 3월 이후 외환시장 개입을 자제해왔다.


중국증시도 5 연속 거래일째 급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16.27포인트 폭락한 1723.35로 마감하고 선전종합지수는 32.83포인트(-6.49%) 급락한 472.99로 거래를 마쳤다.

홍콩 증시 항셍지수는 장중 8.9% 폭락하며 4년 최저점을 기록했다. 항셍지수는 5일 동안 20% 넘게 폭락했다.
대만 증시도 나흘 연속 급락하며 5년 최저점을 찍었다. 가권지수는 212.75포인트(4.7%) 급락한 4366.87로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하락률은 48.7%에 달했다.



필리핀 증시는 경기불안감과 우크라이나의 구제금융 신청 여파 등으로 12.3% 폭락 마감했다. 낙폭은 87년 이후 21년만에 최대폭으로, 장중 10%를 넘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필리핀 방코드오로유니뱅크의 조나단 라벨라스는 "아시아 증시 대학살(bloodbath)의 날"이라면서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공조에도 불구하고 금융위기의 부정적인 면에만 시장이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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