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한은 은행채 매입 시장에 악영향"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08.10.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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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가 아니라 신용의 위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은 24일 한국은행의 총액한도대출 확대와 은행채 매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민전의 SBS전망대'에 출연, "그동안 은행이 과다 발행했던 은행채를 대신 소화한다는 목적에서 이걸 받아서 부실 지원에 쓴다면 시장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은행채를 매입한 뒤 은행에 문제가 생겼을 때 리스크는 누가 부담하느냐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채 매입론의 배경에 대해서는 "아주 이례적인 조치"라며 "건설사, 키코 피해 중소기업 등 곳곳에 은행보고 지원해주라는 게 많지만 은행은 자기 코가 석자라 그걸 안 해주려고 하니 한국은행이 돈을 대준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가면 은행 신용은 못 올라가고 외국 사람들 눈에는 오히려 나쁘게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실물 경제가 나빠지는 것을 이런 식으로 막는다고 쳐도 잠시"라며 "제일 고통스러운 것은 외화 차입이 제대로 안 되는 상황인데 일시적으로 부실한 부문을 좀 봐주면 문제가 풀리느냐"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지금은 유동성 위기라기보다 신용의 위기"라며 "돈은 지난 정부 때도 충분히 풀려 있었는데 다만 경제주체들이 신용을 잃어서 서로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경제위기 대책에 대해 "주가, 환율은 항상 균형점에서 조금 멀리 움직이는 면이 있으니까 너무 일희일비해서 거기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증시나 외화시장은 이런 위기 초기에는 그냥 놔둬서 스스로 조정하도록 만드는 게 상책"이라며 "수시로 자꾸 이렇게 (정부가) 들어가다가 만일 미국시장이 더 많이 빠져버리면 우리 증시도 빠질 수밖에 없는데 그 땐 어떻게 할 것이냐"고 우려했다.

정부 정책의 방향에 대해선 "국제수지를 어떻게 개선할 것이냐, 국제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춰서 집중적으로 일을 해야한다"며 "일이 터진 뒤에 분야별로 전부 손보려고 하면 바쁘기만 하지 효과가 별로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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